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한쪽은 불운했고 한쪽은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결과적으로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자신들이 왜 국내 최고 용병 투수 중 한명으로 꼽히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롯데전. 넥센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와 롯데 좌완 에이스 쉐인 유먼의 호투가 목동을 제대로 달궜다. 단지 2-2 무승부가 이들을 원통하게 할 뿐이었다.
▲ 무릎 부상 털어내고 부활한 나이트
나이트는 지난해 7승 15패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4.70으로 한국 데뷔 3년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무릎 부상 여파로 구위가 확연히 떨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이날 전까지 6승 1패 평균자책점 2.40이었다. 평균자책점은 LG 에이스 주키치에 이어 2위였다. 그리고 이날 7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또 한번 건재를 과시했다.
비결은 무릎이 회복됐기 때문이다. 투구 밸런스 자체가 좋아졌다. 무릎에 힘을 마음껏 줄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와는 달리 하체에서 상체로 넘어가는 중심이동이 좋아졌다. 또한, 무릎의 힘으로 하체가 버티는 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볼끝도 좋아졌다. 김 감독은 “무릎이 아프지 않으니까 전체적으로 다 좋아졌다. 볼끝, 중심이동, 제구력까지 전부 지난해보다 낫다. 구종을 늘린 게 아니라 구위 자체가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나이트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1회초 2사 2루 위기에서 박종윤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고, 2회초 1사 1,3루 위기에선 서건창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이은 더블 아웃 처리로 한숨을 돌렸다. 이후 경기 중반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친 나이트는 7회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전준우를 1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최대 위기를 넘겼다. 110개의 공을 던지며 이닝당 15개에 조금 못 미친 투구 수를 기록했다.
넥센 전력분석팀이 보내온 자료에 따르면, 직구는 145km까지 나왔지만, 고작 10개만 던졌다. 대신 싱커를 86개나 던졌다. 146km까지 나왔다. 고비 마다 내야 땅볼을 유도한 건 싱커의 힘이었다. 이밖에 커브와 슬라이더를 각각 7개와 6개 던졌다. 스트라이크를 69개 던졌고 볼은 41개였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비율도 괜찮았다. 7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무실점. 8회 오재영이 불의의 연속타자홈런을 맞아 슬리는 날아갔지만, 국내 최고 우완 용병 다운 활약이었다.
▲ 6월 3경기 연속 QS… 부활한 유먼
유먼은 4월 마지막 경기서 1피안타 완봉승을 따내는 등 주키치와 함께 국내 좌완 용병 투수 중 가장 좋은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5월 들어 다소 흔들렸다. 팔 스윙을 한 박자 숨기는 독특한 투구폼이 주는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랬던 유먼이 6월 들어 완벽하게 살아났다. 3경기 연속 호투했다. 이날 경기서는 7이닝 8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퀄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1회 1사 2루에서 이택근의 안타 때 수비진의 허술한 대응으로 1사 2,3루 위기를 맞았지만, 박병호와 유한준을 차례대로 삼진과 범타 처리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3회에는 선취점을 내줬다. 1사 후 이택근을 상대할 때 몸쪽 유인구가 백스톱 쪽으로 빠져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2루까지 보내줬다. 결국 2사 1,3루 위기에서 유한준에게 선제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3회를 마감한 데 이어 4회를 삼자범퇴로 마감했다.
5회에는 서건창, 이택근, 박병호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하지만, 무사 1,2루로 이어진 위기에서 강정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유한준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6회에도 무사 1루 위기에서 지재옥을 병살타로 처리했다. 유먼 특유의 체인지업이 빛난 순간이었다. 7회에는 삼자범퇴로 막아냈고, 돌아선 8회초 공격에서 강민호와 박종윤의 연속타자홈런으로 패전을 모면했다.
8안타를 맞았다는 건 구위 자체가 최상은 아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유먼의 직구 최고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볼도 38개에 불과했다. 제구력도 좋았다는 뜻이다. 결국, 넥센 타자들이 잘 공략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유먼 특유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속고 말았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유먼 역시 나이트에 못지 않은 호투로 목동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나이트(위)와 유먼(아래).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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