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은 16일 좌완투수 이현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한편 포수 박세혁을 합류시켰다.
의아한 대목은 박세혁의 합류였다. 이미 두산의 1군 엔트리엔 양의지, 최재훈, 김재환 등 포수만 3명이 등록돼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1군 엔트리에 잠시 이름만 올렸다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가는 선수도 부지기수라 박세혁의 데뷔 첫 출전이 언제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16일 잠실 삼성전. 1-7로 패색이 짙은 7회초 대수비로 투입됐다. 투수 안규영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무실점으로 수비를 마친 박세혁은 7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이 중전 안타로 치고 나가자 무사 1루 상황에서 데뷔 첫 타석을 맞이하게 됐다.
상대 투수는 장원삼이었다. 6회까지 1실점으로 틀어 막은데다 좌타자인 박세혁에겐 좌투수와의 승부는 불리해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부딪쳐봐야 아는 법. 박세혁은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외야를 꿰뚫었다. 박세혁의 발은 2루를 향했고 삼성이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실수를 범한 사이, 이종욱이 득점했다. 팀이 추격을 하는데 신호탄을 끊은 것이다.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종욱이 득점했지만 상대 실책에 의한 것이라 타점은 기록되지 않았다. 그러나 박세혁은 두 번째 타석에서 기어코 프로 데뷔 첫 타점도 올렸다. 8회말 1사 2루 찬스에서 박세혁의 타구가 좌익수, 중견수, 유격수 모두 잡을 수 없는 위치에 떨어져 안타가 됐고 그 사이 2루주자 고영민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데뷔 첫 경기에서 안타 2개와 타점 1개를 수확한 박세혁. 비록 팀은 6-8로 패했지만 1-7로 뒤지던 팀이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박세혁은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섰는데 관중도 많고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코치님들께서 2군에서 하던대로 같은 마음으로 하라는 조언을 믿고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뷔 첫 안타를 친 상황에 대해 "신인 선수가 나오면 변화구를 많이 던지더라. 그걸 노리고 타석에 섰는데 마침 좋은 타격이 나왔다. 아버지와 코치님들께서 편하게 힘빼고 타격하라는 조언도 많은 도움이 됐다"라는 게 박세혁의 말이다. 박세혁의 아버지는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철우 KIA 2군 코치다.
"오늘(16일) 송도에서 연락받고 올라왔는데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아버지께서 '축하한다. 신인답게 파이팅하고 주어진 기회에 충실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박세혁은 아버지의 말을 따랐고 그 결과는 달콤했다. 1군 무대의 스타트를 화려하게 펼친 박세혁. 두산의 '화수분 야구'에 정점을 찍을 선수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박세혁.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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