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삼성 정현욱이 올 시즌 초반 부진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22일 현재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26. 24홀드 평균자책점 2.36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작년만 못하다. 하지만 최근 눈에 띄게 구위가 살아나고 있다. 6월 8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4.22. 지난 8일 인천 SK전 선발 등판서 4.2이닝 3실점한 걸 제외하면 6월 평균자책점은 정확하게 3.00이다. 4월 3,61, 5월 4.91에 비해 좋은 기록이다.
▲ 터닝포인트가 된 8일 인천 SK전 선발 등판
21일 대구 KIA전을 앞두고 만난 정현욱은 2009년 WBC를 추억했다. 당시 정현욱은 대한민국 불펜의 중심축이었다. “그때는 참 겁 없이 던졌다”는 그는 “지금 생각해보니 아무것도 모르고 막 던졌다. 떨리는 것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때와 3년 후 지금이 무엇이 다른지 묻자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난 그대로다. 다만 타자들이 나를 계속 상대하면서 요령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욱은 5월 박빙 승부가 아닌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했다. 부담 없는 상황에서 구위를 되찾으라는 류중일 감독의 배려였다. 하지만 신통치 않았다. 잘 던지다가도 한 방을 얻어맞고 무너지는 경기가 반복됐다. “자꾸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더라. 그때는 단순히 볼 배합과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줘야겠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더 많아졌다”고 회상했다.
분명한 건 8일 인천 SK전 선발 등판 이후 점점 구위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확실히 선발이 편하더라. 당장 안타를 맞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도 없더라. 그때부터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느꼈다”고 털어놨다.
정현욱은 여전히 위력적인 직구와 커브를 던진다. 익숙해진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지만 기본적인 투구 매뉴얼이 바뀐 건 아니다. 20일과 21일 대구 KIA전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다. 정현욱은 “어차피 불펜 투수의 특성상 타자들이나 나나 1년에 몇 번 안 만난다. 크게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기보다 부담을 털어내고 집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선발 등판 당시 4⅔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날 정현욱은 패전보다 더 값진 교훈을 얻었다.
▲ 선발 야구로 변화, 방심하면 안 된다
정현욱은 “확실히 삼성 마운드가 불펜에서 선발로 중심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예전보다 불펜의 부담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선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기 감각 유지를 위해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등판할 때는 긴장감과 집중력이 떨어져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정현욱은 “확실히 홀드나 세이브가 가능한 상황에서 등판하면 집중하게 되는 건 있다.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는 쉽게 생각하다 꼭 얻어맞는다. 올해는 우리가 이길 때 점수 차가 큰 경우가 많아서 홀드 상황이 잘 안 만들어진다”고 웃었다.
그렇다고 방심하거나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지는 않는다. 정현욱은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쉬고 잘 자는 게 중요하다”며 여전히 철저한 자기 관리로 투수조 맏형다운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트레이닝 기법이 있는 책을 보며 투수의 몸 관리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정현욱은 “야구는 어떻게 해도 잘 안 된다. 정답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져도 안 되고, 너무 긴장을 해도 안 된다는 프로 15년차 베테랑은 여전히 야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 중이다.
[부활하는 정현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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