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벌써 세번째 팀이다.
22일 오후 삼성과 KIA가 트레이드에 합의했을 때 주목받은 이는 조영훈이었다. 조영훈은 2005년 삼성 입단 당시 제2의 이승엽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다. 하지만 이후 더딘 성장속도와 팀내 역학관계로 인해 날개를 펴지 못했고, 결국 좌타자가 부족한 KIA로 트레이드가 됐다.
이 과정 속에서 조영훈의 반대급부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희걸은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적다. 조영훈이 22일 광주 SK전에 바로 주전 출장한 것과는 별개로 김희걸은 이제 삼성 2군 캠프인 경산에 합류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2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김희걸이 아니었다면 KIA 선동열 감독이 제안한 이번 트레이드에 응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김희걸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희걸 역시 입단 당시에는 유망주였다. 포항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에 2차 1번으로 지명됐다. 입단 이후 2군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정도로 SK 마운드의 샛별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35경기와 47경기서 평균자책점 3.45와 3.55라는 쏠쏠한 활약을 했고, 그에 고무돼 2004시즌 후 박재홍의 트레이드 상대로 KIA로 이적했다.
김희걸은 KIA에서 꾸준하게 기회를 얻었다.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테스트를 받았다. 그러나 크게 빛을 발하지 못했고 결국 2007시즌 후 상무에 입대했다. 2010년 복귀 후에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에도 자신의 볼에 자신감을 가지라는 수차례의 지적 속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17경기서 평균자책점 6.62를 기록하자 선 감독도 조영훈을 얻기 위해 삼성에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과연 김희걸은 삼성에서 살아날 수 있을까. 삼성은 현재 1군 엔트리에 김희걸을 위한 자리가 없다. 어쩌면 KIA 시절보다 더욱 좋지 않은 환경일 수 있다. 삼성 마운드는 2군에서 기회를 기다리는 유망주가 수두룩하다. 심지어 정인욱, 이우선 등 다른 팀에 갈 경우 1군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도 있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중요하다. 김희걸은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뿌릴 줄 알고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년간 불펜 대기를 하면서 연투 능력도 검증됐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 불안한 제구력과 들쭉날쭉한 구위를 바로 잡는 게 숙제다. 투수 조련의 장인으로 알려진 양일환 2군 코치에게 집중 지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걸은 트레이드된 후 실력 검증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1군에서 기회를 받긴 할것으로 보인다. 그때를 놓쳐선 안 된다. 현재 삼성 마운드에서 1군에 자리잡은 2년차 심창민도 자신에게 돌아온 1~2차례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김희걸이 삼성에서 기량을 꽃피울 수 있을까. 12년차 우완투수의 삼성 마운드 적응기가 이제 시작된다.
[KIA 시절의 김희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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