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세호 기자] 비슷한 처지의 넥센 김시진 감독과 두산 김진욱 감독이 만났다.
두산 베어스의 사령탑 김진욱 감독은 26일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위해 목동구장에 도착한 뒤 김시진 감독에게 인사차 넥센 더그아웃을 찾았다.
넥센은 현재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정호가 봉와직염으로 입원해 전력에서 이탈했고, 두산 역시 '두목곰' 김동주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동병상련'을 겪고 있는 양 팀 감독은 먼저 서로에게 위로(?)의 인사를 건냈다. 김진욱 감독이 먼저 강정호의 상태를 묻자 김시진 감독은 "병원에 있어 끄집어 낼 수도 없고, 계속 이러다가는 '멘붕'을 넘어 '몸붕'까지 오겠다"면서도 "두산도 김동주가 없어 힘들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서로를 걱정하던 두 감독은 결국 "담배만 늘어간다"고 입을 모았다.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두 사람은 곧이어 상대 선수들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김시진 감독이 먼저 "(윤)석민이는 치면 다 홈런이더라"라며 부러워했고, 이에 김진욱 감독은 "(박)병호가 있지 않나"라며 "오재일도 좋더라"라고 응답했다. 윤석민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 경기 3홈런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서로를 위로하고 추켜세우던 양 팀 감독이었지만 자신의 선수들에 대한 내리사랑은 숨기지 못했다. 김시진 감독은 "그래도 갑자기 튀어나와 활약해 주는 선수들이 있어 감독하는 맛이 나지 않느냐"며 서건창을 칭찬했다. 지난해 입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올시즌 주전 2루수를 꿰찬 서건창은 상위 타선에서 밥상을 제대로 차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또 지난 24일 목동 삼성전에서는 5번 타자로 출장해 강정호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했다.
그러자 김진욱 감독도 김시진 감독의 '자식자랑'을 가만히 듣고만 있지는 않았다. 그는 "보고 있으니 남의 떡이 커보인다"면서도 "우리도 최주환이 잘해주고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라며 역시 자신의 선수를 칭찬했다. 지난달 이종욱의 무릎 부상과 맞물려 기회를 잡은 최주환은 이후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두산의 '새로운 톱타자'로 진화하고 있다.
넥센과 두산의 이번 3연전은 공동 4위인 두 팀을 상하위권으로 가르는 중요한 승부처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부상 등 전력 누수로 '동변상련'을 겪고 있지만 승부에 있어서는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양 팀 감독이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왼쪽)-두산 김진욱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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