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에겐 최악의 2012년이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27일까지 259경기를 치렀다. 8개 구단이 공히 29일 주말 3연전 첫 경기까지 소화하면 비로소 반환점을 돌게 된다. 올해 농사의 절반을 지은 상황에서 가장 아쉬운 자들은 역시 멘도사라인에 머문 타자들이다. 아무리 팀이 잘 나가더라도 규정타석을 채운 주전 타자가 1할대나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러 있다면 그 자체로 팀에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멘도사라인은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통상 타율 0.210에서 0.220~0.230대에 머문 타자들을 지칭한다. 28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이 가장 낮은 타자는 타율 0.201의 삼성 배영섭이다. 그리고 0.218의 한화 한상훈, 0.220의 두산 이종욱과 LG 오지환, 0.225의 SK 박정권이 차례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0.231의 삼성 최형우, 0.238의 넥센 정수성까지 타율 0.240을 넘기지 못했으나 규정 타석에 이름을 올려놓은 멘도사들은 총 7명이다.
▲ 멘도사여 안녕, 조금씩 올라간다
최형우와 박정권은 조금씩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최형우는 시즌 초반 이승엽의 뒷 타순인 4번에 들어서서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렸고 급기야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갔다. 4월에 타율 0.176을 쳤던 그는 5월 말 1군 복귀 후 살아나고 있다. 6월 타율은 0.241이지만, 홈런 2개에 타점은 21개다. 6월 23경기서 21개의 타점을 쓸어 담았으니 중심타자다운 역할은 해내고 있다.
2010년 첫 3할(0.306)을 쳤던 박정권은 지난해 타율 0.252로 곤두박질 친 뒤 올해도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4월 16경기서 타율 0.155에 타점 6개에 그쳐 하위타순으로 강등됐다. 그래도 꾸준히 기회를 얻은 끝에 6월 21경기서 타율 0.286, 5홈런 10타점으로 회복세다. 6월에는 멀티히트만 7차례 기록했다. 결국 최형우와 박정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제 몫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 당황스러운 추락
시즌 초반 좋은 출발을 보였으나 시즌이 거듭될수록 추락하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종욱이다. 그는 4월 16경기서 타율 0.306을 때리며 리그 17위로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타격감 하락과 함께 무릎 부상이 겹쳐 타율이 떨어졌다. 5월 0.202를 쳤던 이종욱은 6월에는 0.148에 그쳤다. 최근 6경기 연속 무안타다. 다양한 타순에서 들어서면서 분위기 전환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그래도 두산 입단 후 4차례나 3할을 때린 검증된 타자이기에 여전히 회생 가능성이 있다.
정수성은 4월에는 출장 경기수가 적어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4월 12경기 타율 0.321에서 5월 타율 0.255에 이어 6월에는 타율 0.169로 조용히 추락하고 있다. 다만, 지난 24일 목동 삼성전서 끝내기 안타를 때리며 기분 전환을 했다는 게 희망적이다. 타율은 낮지만, 출루율도 0.356으로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 반전을 꿈꾸는 그들
배영섭은 4월 한달 타율 0.180이었는데 비해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최형우와 함께 5월 중순 2군에 다녀온 뒤 타격 감을 잡는 듯했지만, 좀처럼 좋은 감각을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5월 0.241을 쳤던 그는 6월에는 타율 0.189로 주춤하다. 시즌 초반 한창 좋지 않았을 때보다는 살아났고, 27일 대구 SK전서 오랜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희망을 내비쳤다.
오지환과 한상훈은 완만한 하락세다. 오지환은 4월 타율 0.254, 한상훈은 4월 타율 0.244에서 출발해 현재 멘도사라인에 들어섰다. 그래도 오지환은 20일 대전 한화전부터 24일 잠실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조금씩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멘도사라인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규정타석에 미달할 경우 이름이 사라진다. 그러나 이는 곧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걸 의미한다. 멘도사라인을 지키고 있다는 건 비록 지금은 부진하지만, 감독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지는 않았다는 증거다. 그들은 타격감 회복으로 당당히 규정타석을 유지하면서 멘도사라인에서 벗어나고 싶어 할 것이다.
[배영섭, 한상훈, 이종욱, 오지환, 정수성, 박정권, 최형우(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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