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랜 A는 사실상 실패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호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27일(이하 한국시각) 터키 앙카라에서 계속된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C조 2차전서 크로아티아에 패배했다. 전반전서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후반전서 무너졌다. 유럽 국가에 비해 태생적인 신장과 힘의 열세, 전날 모잠비크전서의 접전 여파에 따른 체력 저하 등을 감안하면 선전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한국은 프랑스와 8강전을 갖는다.
▲ 플랜 A 실패… 높이, 체력 문제에 발목
애당초 한국은 8강 진출을 걱정하지 않았다. 12개 팀이 A~D조에 3팀씩 들어간 가운데 조 2위만 차지하면 8강에 나갈 수 있었고, 우리보다 전력이 한 수 아래로 보여졌던 모잠비크만 잡아내면 됐기 때문이다. 초점은 8강전이었다. 올림픽 티켓은 5장이다. 8강전서 승리하면 자동으로 런던 행을 확정 짓기에 8강전 상대가 누가 되느냐가 관심사였다. 조별리그서 1위를 차지해 D조 최강자로 점쳐진 프랑스를 피하길 원했다.
하지만, 한국은 D조 1위를 차지한 프랑스를 피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에 잡혀 C조 2위를 했기 때문이다. 조별리그 상대 모잠비크와 크로아티아는 예상보다 더 강했다. 모잠비크는 기술적인 면은 우리보다 나은 게 없다고 해도 높이와 힘은 우리보다 앞섰다. 한국은 높이 싸움에서 밀렸고, 손쉽게 풀어야 할 첫 경기를 고전 끝에 이겼다.
크로아티아전서 모잠비크전 후폭풍이 드러났다. 한국은 모잠비크전서 힘겹게 이긴 터라 주전들의 체력 소진이 심했다. 모잠비크를 쉽게 잡고 크로아티아전서 전력을 기울이는 게 최초 시나리오였지만, 한국은 크로아티아전서 공수전환도 어딘가 모르게 느렸고, 활기찬 모습도 덜했다.
크로아티아는 예상대로 한국보다 힘과 높이가 좋았고, 스피드와 외곽슛도 갖춘 상대였다. 예상 외로 첫 경기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 한국이 크로아티아에 우위를 점할 부분이 없었다. 또한, 한국은 하은주의 연이은 결장으로 높이 열세를 메우지 못해 수비에서도 상대 센터들에게 도움 수비를 들어가느라 체력 소진이 가중됐다. 분명 하은주의 부재는 높이, 체력 면에서 어려움을 몰고 왔다.
한국이 8강전서 프랑스에 패배할 경우 8강전 패배 4팀이 서로 토너먼트를 벌여 1팀만 런던으로 간다. 8강전서 이기면 그대로 런던 행이 확정되지만, 8강전서 지면 패자전 2경기 연속 승리해야 한다. 이래저래 한국은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 여전히 런던행 희망 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 프랑스는 D조 예선서 캐나다에 56-47로 승리했다. 리바운드에서는 36-39로 오히려 밀렸다. 상대에 공격리바운드만 16개를 내줬다. 3점슛도 단 2개만 성공했다. 센터 그루다와 야코부, 미옘의 공격은 위협적이었지만, 어느 기록 하나 캐나다를 압도하지 못했다. 캐나다도 FIBA 랭킹 11위답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으로선 8강전서 캐나다를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억울할 건 없다. 프랑스든 캐나다이든 어차피 한국에는 쉽지 않은 상대들이고 우리가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28일 하루 푹 쉬면서 체력을 회복해 크로아티아전서 실종됐던 속공은 살리고 9개가 터진 3점슛 감각을 이어간다면 프랑스도 충분히 해볼 만 하다.
또한, 프랑스는 조별리그 2경기서 3점슛을 7개만 넣었다. 높이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외곽의 폭발력은 덜했다. 8강전이 어차피 이번 최종예선 최대 승부처라면, 잠깐이나마 하은주를 투입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서 외곽 수비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하은주를 기용해 골밑 수비를 강화한다면 프랑스도 결코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한국은 30일 새벽 3시 15분에 프랑스와 8강전을 갖는다. SBS ESPN이 생중계할 예정이다.
[여자농구대표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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