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변화구의 위력을 떨어뜨린 볼넷이었다.
한화 박찬호가 시즌 4승 도전에 또 다시 실패했다. 박찬호는 28일 부산 롯데전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6볼넷 2탈삼진 2실점했다. 10일 넥센전 이후 승전보를 울리지 못한 박찬호다.
이날 박찬호는 5이닝을 막는 동안 총 104개의 투구를 했다. 이닝당 약 20개의 투구를 했다. 그럼에도 안타는 단 3개만 허용했다. 결국 볼넷이 문제였다. 적은 안타를 내줄 정도로 이날 박찬호는 최근 물 오른 롯데 타선에 잘 맞은 타구를 많이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고비 마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아 6회에 마운드에 오를 수가 없었다.
박찬호는 이날도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다. 슬라이더, 커브, 슬러브, 컷 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좌우로 찔렀다. 사도스키와 마찬가지로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좋아 내야 땅볼을 많이 유도했다. 반면 직구 제구는 썩 좋지 않았다. 박찬호도 이를 인지한 듯 직구를 그리 많이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계가 있는 법.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롯데 타자들은 박찬호의 제구 난조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볼을 철저하게 골라내며 스트라이크만 공략했다.
1회 1사 후 김주찬에게 2루타를 내준 뒤 손아섭을 3루 라인드라이브로 잡았으나 강민호에게 제구가 되지 않아 볼넷을 내줬고, 박종윤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빼앗겼다. 2회와 3회를 볼넷 1개만 내주며 잘 넘어갔지만, 4회와 5회 롯데 타자들은 박찬호의 팔색조 투구, 이른바 ‘꼬시기’에 말려들지 않았다. 롯데 타자들은 2~3번째 타석에 들어서자 박찬호의 제구 난조를 파악했고, 성급하게 공략하지 않았다.
그러자 박찬호는 힘겨워했다. 4회 선두타자 박종윤에게 볼넷을 시작으로 황재균이 볼넷을 얻었고, 박찬호는 2루 견제 실책을 범해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차분한 경기운영능력으로 용덕한과 문규현을 연이어 범타 처리했다. 그러나 5회에도 김주찬과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찬스에 몰렸다. 박종윤에게 내준 중견수 희생플라이는 박찬호 입장에서는 아웃카운트를 늘린 게 다행스러울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여전히 박찬호는 위기관리능력은 정상급이다. 6개의 볼넷을 내주면서도 실점을 2점으로 막아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6볼넷이라는 제구 난조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한화로선 이날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보면 박찬호를 구원한 송창식과 션헨이 연이어 실점한 게 가장 뼈아팠다. 결과론이지만, 박찬호가 볼넷을 줄여 투구수 관리를 효과적으로 해 6~7회에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면 경기 양상은 또 달라질 수도 있었다.
박찬호의 6볼넷은 4월 24일 광주 KIA전에 이어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볼넷 타이 기록이다. 6볼넷 앞에 위력적인 변화구도 무용지물이 됐다. 그렇게 시즌 4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6볼넷에 발목이 잡힌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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