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외국인 투수 숲을 파헤치고 당당히 다승 선두에 올랐다.
삼성 장원삼이 28일 대구 SK전서 5이닝 5탈삼진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냈다. 더스틴 니퍼트(두산), 벤자민 주키치(LG)를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올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시간이 지날수록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원삼이 외국인 투수들의 득세 속 투수 타이틀의 꽃이라는 다승 부문을 접수한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원삼이 짝수해에만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일명 ‘짝수해 징크스’가 있다는 건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데뷔 첫 해인 2006년 12승 10패 평균자책점 2.85로 가능성을 보여준 뒤 2008년 12승, 삼성으로 이적한 첫해인 2010년 13승을 따내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느낀 어깨 통증 여파로 8승에 그쳤으나 올해는 시즌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지난해 승수를 넘겼다.
올해는 완벽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했다. 두번째 등판이었던 4월 17일 잠실 두산전서 1이닝 8실점 부진 속에 불펜 강등됐으나 5월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뒤 10경기서 8승을 따냈다. 차곡차곡 승수를 쌓는 사이 평균자책점도 3.21로 낮춰 8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이 기간 6차례나 퀄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그 중 4차례가 7이닝 2자책점 이하 특급 피칭이었다. 올 시즌 유독 삼성 타선의 득점 지원이 좋지만, 결코 운으로 9승을 따낸 게 아니다.
장원삼은 강속구 피처도 아니고 구종도 다양하지 않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처다. 간혹 체인지업과 투심패스트볼을 섞지만,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장원삼의 주무기는 제구력이다. 직구와 슬라이더 모두 타자 무릎 높이로 파고들면서 스트라이크 존 양 모서리를 스쳐 지나간다. 경성대 시절부터 제구력이 좋기로 유명했는데, 프로에 와서도 부단한 노력으로 여전히 칼날 제구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대각선 모양을 그리며 파고드는 직구가 타자의 무릎쪽으로 낮게 제구되는 건 난공불락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승수인 2010년 13승을 넘어서는 건 시간문제다. 삼성은 66경기가 남았고 장원삼은 단순 계산으로도 13차례정도 추가 등판 가능하다. 13경기서 6승만 수확해도 대망의 15승이다. 용병들의 기세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다고 볼 경우 15승에서 1~2승을 보태면 다승왕도 가능하다. 물론 삼성 불펜과 타선의 도움도 뒷받침돼야 한다.
장원삼은 신인 시절이었던 2006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괴물 신인 류현진(한화)과 입단 동기라는 이유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이후에도 짝수해 징크스로 인해 '꾸준함', '강력함'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못했다. 장원삼이 만약 올 시즌 다승왕을 따낸다면 이런 이미지는 바뀔지도 모른다. 여전히 다승왕은 투수 타이틀 최고의 영예다. 짝수해 징크스가 장원삼에게 다승왕이라는 선물을 줄 수 있을까.
[다승 부문 선두로 올라선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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