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홍명보 감독의 키워드는 첫째도 팀, 둘째 팀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1층 로비에서 2012 런던올림픽 축구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식에 참석해 18명의 태극전사를 발표했다. 박주영(아스날), 김창수(부산), 정성룡(수원)이 와일드카드로 선택된 가운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 기성용(셀틱) 등 유럽파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국가대표급 진용이다.
그만큼 어려운 선택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살을 도려내는 것 이상으로 힘들었다”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험적인 측면을 많이 고려했다. 항상 국제대회에 나가면 첫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런 점에서 경험이란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나 역시 그랬다. 우리는 아시아가 아닌 세계와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며 최종 명단 선택에 다양한 측면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하나된 ‘팀’으로서의 올림픽팀을 강조했다. 그는 “팀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죽어도 팀이고, 살아도 팀이다. 팀 위에는 어떤 누구도 있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건 팀이다”며 “부임 초기에 말씀드렸던 창의성도 완벽한 상태에선 나올 수 없다. 부족한 부분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 처음부터 팀이란게 가장 큰 키워드였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어렵게 선택한 박주영에 대해서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도 18명의 일원 중 하나다. 런던에 가서 경기 당일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면 그 역시 경기에 뛸 수 없다”며 와일드카드가 베스트11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결국 개인보다 팀이 먼저라는 얘기다.
팀을 강조하는 홍명보 감독이 18명의 선수단을 하나로 묶어줄 ‘주장’ 선임을 미룬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구자철에게 주장 완장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7월 2일 소집해서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과연 어떤 선수가 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고,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힘이 있는지 그때 결정할 생각이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함께 하지 못한 제자들에 대한 미안함도 나타냈다. 그는 “선발보다 제외가 더 힘들었다. 사실 한달 전에는 선수들에게 미리 탈락 사실을 통보하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발표직전에 그런 얘기를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했던 선수들과 가족, 그들을 좋아하는 팬 모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역할을 수행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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