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성남 안경남 기자] ‘신공’ 성남이 강원에 패하며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부진에 빠졌다. 벌써 시즌 10번째 패배다. 일부 성남 팬들 사이에선 지는 게 익숙해졌다는 소리까지 들린다.
성남은 3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9라운드에서 강원에 1-2로 졌다. 점유율 54대46, 유효슈팅 11대3으로 강원을 압도했지만, 결과는 강원의 승리였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동점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었어야 했는데, 골대에 마가 끼었는지 왜 이렇게 안 들어가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성남은 올 시즌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인해 패한 경기가 제법 많다. 이날도 그랬다. 강원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한 골을 넣는데 그쳤고 경기 막판 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득점을 위해 무게 중심을 지나치게 앞으로 전진시킨 탓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선수들이 이기기 위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올라가다 보니까 역습을 맞아 뼈아픈 실점을 내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성남의 부진이 전반기를 지나 후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근 경기당 1골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득점력’이 있다. 성남은 강원전을 포함해 K리그 5경기서 1골을 넣는데 그쳤다. 서울(0-1), 부산(0-1), 대전(0-3), 인천(0-0), 강원(1-2) 앞에 성남의 창끝은 한없이 무디기만 했다.
요반치치와 한상운은 여전히 적응 중이며, 그마나 제 몫을 해주는 에벨톤 마저 문전에서 해결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에벨찡요는 강원전을 끝으로 브라질로 임대 복귀한다. 이날 결장한 윤빛가람도 결정력이 높은 선수는 아니다. 성남에서 골을 넣어줄 선수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다. 강원전에서도 5경기 만에 침묵을 끝낸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성환이었다.
그렇다면, 신태용 감독은 성남 공격진의 부진 원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그는 “사실 작년만 해도 이런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이 거의 다 골로 들어갔다. 올해는 왜 그런 찬스에서 안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동점 상황에서 여러 번 찬스가 왔는데, 눈 감고도 들어가야 하는 슈팅이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사실 문전에서의 마무리 능력은 감독이 어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감독이 방향을 제시해 줄 순 있지만 경험에 의해 체득되는 ‘골 넣는 법’까지 어찌 할 순 없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 이유다.
하지만 시즌이 절반이 지나도록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감독에게도 책임이 있다. 올 시즌 성남의 득점력은 설기현 혼자 책임지는 인천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다. 성남보다 골을 못 넣고 있는 팀은 전남과 인천 밖에 없다. 같은 기간 두 경기를 덜 치른 ‘닥공’ 전북은 43골로 성남보다 27골을 더 넣었다. 공격의 ‘공’자는 이런 팀에게 어울리는 단어다.
계속되는 결정력 부족을 “운이 없다”고 하기엔 최근 성남의 공격진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것이 ‘선수’라면 성남의 올 시즌 영입이 실패했다는 증거며, ‘팀’이라면 감독이 제대로 된 해법을 찾기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태용 감독은 “빡빡한 일정 탓에 경기를 제대로 분석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틀린 얘긴 아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44경기로 늘어난 K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변명이 길어지면 모든 게 핑계로 들릴 뿐이다. 대전전 완패 후 성난 성남 팬들이 신태용 감독과의 면담을 요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지옥 같았던 6월이 지났고, 사샤와 에벨찡요는 성남을 떠났다. 그리고 강원전 패배 후 신태용 감독은 “쇄신의 칼을 뽑겠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과연, 7월에는 진짜 ‘신공’을 펼치는 성남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성남 공격수 요반치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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