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기자] 첫 영화에서 주연을 꿰찼을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본 유명 감독의 분신이 돼 연기했다. 신인배우 김준구의 이야기다.
김준구는 지난해 방송된 SBS '기적의 오디션'에 출연해 곽경택 감독과 '멘토와 멘티'의 연을 이었다. 이후 프로그램 '영화 촬영' 미션을 통해 당당히 배역을 따내며 곽경택 감독의 신작 '미운오리새끼'의 주인공 낙만 역할을 꿰찼다. "천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김준구 본인의 말처럼 꿈같은 일이었다.
김준구는 "일단 주연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감독님도 우리나라에서 거장이라고 일컬어지는 곽경택 감독님이다. 아버지(오달수), 어머니(김성령)로 나오시는 분도 대선배님이었다. 영광이었지만 그만큼 부담이 엄청났다"고 첫 작품에서 주인공으로 분한 소감을 전했다.
드라마틱한 데뷔를 앞뒀지만 그렇다고 배우가 되길 결심하고 영화에 출연하기까지 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미술교육과를 전공했고, '그동안 끼를 어떻게 누르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연예계와 동떨어진 생활을 해왔다. 기껏해야 지난 2005년경 지인의 권유로 연기를 배우며 엑스트라로 출연한 게 전부였다.
김준구는 "처음 '기적의 오디션' 광고를 봤을 때도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만 꿨지 '내가 나가서 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했다. 그런데 내가 나를 평가하면 평가를 못 내리겠다 싶어서 '기적의 오디션'에서 평가를 받자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지원서를 낼 때도 일주일을 고민했다"며 "'기적의 오디션'은 진짜 기적이었다. 지인들도 (서바이벌에서) 그렇게 올라갈지 몰랐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생했다.
낙만은 1987년 파란만장한 시절 헌병대에 배치된 6개월 방위인 동시에 사회부 사진기자였지만 고문으로 지적장애를 갖게 된 아버지를 둔 인물이다.
김준구는 자신의 역 낙만에 대해 "딱히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이상하게 찍힌 인물이다. 은근히 다재다능한 면도 있다. 정도 많다. 어떻게 보면, 사회에 순응해 가는 모습이 어리바리하지만 똑똑한 면도 있다"며 "나와 85% 정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 어리바리한 모습을 빼고 많이 닮았다. 성격 같은 건 비슷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낙만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우리 집은 화목했다는 것이다. 그걸 빼곤 잘 맞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그가 느낀 곽경택 감독은 배우들을 배려해주는 친근한 인물이었다. 밝고 유쾌한 성격을 지닌 덕분인지 곽경택 감독과 친구 같은 장난도 오갔다. 하지만 일을 할 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카리스마를 체감했다.
김준구는 "촬영장에서 곽경택 감독님은 사령관 같은 느낌이 있다. 그 안에서 많이 풀어주셨다. 가끔은 오히려 다그쳐서 혼내주셨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네가 할 수 있는데까지 해봐'라고 격려해주셨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곽경택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도 내비쳤다. 김준구는 평소 영화배우이자 무술감독인 견자단같은 배우를 꿈꿔왔다. 하지만 톰 행크스를 롤모델로 했으면 좋겠다는 곽경택 감독의 말에 한 명만 꼽아야 한다면 누굴 택해야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준구는 "감독님이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따뜻한 배우가 되길 원하는 것 같다"며 "롤모델을 톰 행크스로 잡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출연한 영화를 다 찾아봤다. 원래 배우를 하고 싶었던 이유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서였다. 그런 스펙트럼에서 톰 행크스같은 배우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자신에게 큰 기회를 안겨준 곽경택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준구는 "감독님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영화가 잘 돼서 이번에도, 다음에도, 계속해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배우 김준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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