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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가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빛과 그림자'가 3일 64회를 끝으로 7개월여 간의 이야기를 마쳤다. TV가 대중에 널리 보급되기 전을 시대 배경으로 삼아 쇼단을 중심으로 남자 주인공 강기태(안재욱)의 사랑과 야망을 그린 '빛과 그림자'는 타이틀처럼 그 명암이 분명했다.
'빛과 그림자'가 우여곡절 속에서도 월화극 강자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데는 배우 안재욱의 힘이 컸다. 드라마 '짝', '별은 내 가슴에', '해바라기', '나쁜 친구들', '천생연분'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한 안재욱은 지난 2008년 드라마 '사랑해'에선 다소 주춤하며 아성이 무너지는 듯 했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에서 안재욱은 특유의 능청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연기력을 십분 발휘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대중에 각인시켰다.
특히 64회의 긴 일정에도 여러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건 안재욱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
일례로 안재욱은 최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팀이 구성되면 책임감, 자신감, '이 팀이라면 내가 뭐든지 할 수 있겠다'란 게 있다"면서 "드라마를 하면 실제 가족보다 더 많이 만난다. 그런데 왜 밥 한 끼를 같이 못 먹고, 누군가는 식사 시간에 각자의 차에 있고. 저는 그게 이해가 안 갔다. 그건 인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다. 밥을 먹는 시간은 똑같지 않냐. 촬영하다 중간에 밥을 같이 먹으면 '오늘 뭐가 힘들고 내일은 또 뭐가 있다'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작품 속 배우들과 스태프들 간의 팀워크를 강조한 바 있다.
안재욱의 이 같은 리더십을 구심점으로 전광렬, 이종원, 성지루, 박원숙, 남상미, 손담비, 신다은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조화를 이뤘고, 덕분에 '빛과 그림자' 특유의 색깔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당초 총 50부작으로 시작한 '빛과 그림자'는 지난 4월, 14회 연장을 결정했다. 미니시리즈 한 편에 버금가는 14회 연장의 이면에는 후속작 '골든타임'이 있었다. MBC노동조합 파업 여파로 MBC 자체제작 드라마인 '골든타임'의 촬영 준비가 미흡했고, 이 때문에 '골든타임'의 준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빛과 그림자'가 연장을 택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었다.
연장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회의적이었는데, 결국 '빛과 그림자'는 무리한 연장 이후 극 전개가 설득력을 잃는 부작용을 낳았다. 강기태가 장철환(전광렬)의 음모로 위기에 빠지고, 극적으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됐고, 장철환도 파멸 직전 부활을 거듭하는 등 도돌이표전개로 시청자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강기태의 철천지원수였던 장철환은 마지막회에서 차수혁(이필모)이 쏜 총에 맞아 죽는 것으로 최후의 모습이 간략히 처리돼 강기태의 통쾌한 복수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허탈함마저 안겼다.
또 처음 알려진 것과 달리 극이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보다 정치적인 부분에만 치중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문제점들은 '빛과 그림자'의 무리한 연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종영 후에도 많은 시청자들이 '빛과 그림자'가 더 밀도 있는 드라마가 되지 못한 것에 큰 아쉬움을 표했다.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의 배우 안재욱, 남상미, 손담비, 이필모(위 왼쪽부터)-전광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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