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조인식 기자] 김현수는 사과를 했고, 프록터는 오해를 풀었다.
지난 3일 경기에서 벤치 클리어링 전후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KIA 타이거즈 나지완과 두산 베어스 김현수, 스콧 프록터로 인해 4일 경기를 앞둔 광주구장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KIA 선동열 감독은 눈앞에 지나가던 나지완을 불러세웠다. 전날 벌어진 사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에 나지완은 "(이)원석이가 말렸는데도 (김)현수가 다가와 심한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후배도 아니고 중고등학교 2년 후배인데, 이해가 안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평소와 같이 훈련을 소화한 나지완은 두산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기 시작하자 두산의 베테랑 투수인 이혜천과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는 전날 자신의 머리 위로 향하는 볼을 던진 프록터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 통역을 통해 대화를 시도했다.
대화를 한 결과 프록터에 대해서는 나지완이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나지완은 프록터가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고 소리쳤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프록터가 한 말은 "Yell it me, Nip(소리쳐줘, 니퍼트)"였다.
두산 통역의 설명에 따르면, 프록터는 등판 전 니퍼트와 함께 있었다. 그 자리에서 통역이 "요즘 2사 후에 안타 허용이 많다. 2사가 되면 소리를 질러보라"고 두 외국인 선수에게 말했다. 그리고 프록터는 그 말을 지킨 것이었다.
당시 프록터는 나지완이 아닌 3루 벤치 방향을 바라보고 소리쳤다. 발음상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아니라는 것이 늦게나마 밝혀졌다. 나지완이 오해했다는 것을 알게 된 프록터도 "Oh, my God!(세상에!)"이라며 놀랐다. 프록터는 그런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한편 김현수도 선배인 나지완에게 사과했다. 이미 3일 경기가 끝나고 사과의 뜻을 전하기 위해 한 차례 통화를 시도한 뒤였다. 4일 팀 훈련을 마친 김현수는 KIA 덕아웃 쪽으로 가서 나지완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당사자들이 오해를 풀고 사과를 하면서 벤치 클리어링 후에도 이어졌던 선수들의 감정싸움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1점차 승부를 벌인 양 팀은 각각 윤석민과 김선우를 4일 경기 선발로 내세웠다.
[나지완에게 사과한 김현수(왼쪽)-대화를 통해 오해를 푼 프록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