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의 첫 원정 16강을 이끈 캡틴 박은 없었다. 10년 만에 다시 뭉친 ‘TEAM 2002’에는 한일월드컵 당시 수줍던 21번 박지성이 있었다.
박지성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에서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후반 35분씩 진행된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여전히 세계적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은 ‘TEAM 2002’에서 가장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 초반 선배들의 플레이를 보조하던 박지성은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위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측면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경기 도중 중앙으로 이동해 팀의 엔진 역할을 했다. 후반에는 아예 중앙 미드필더로 보직을 바꿔 김남일과 호흡을 맞췄다.
이번 올스타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최고의 세리머니로 꼽혔던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의 포옹 세리머니였다. 박지성이 반드시 골을 넣어야만 성립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멋진 골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30분 설기현의 크로스를 받아 팀의 2번째 골을 터트렸다.
골을 넣은 뒤 박지성은 2002년 포르투갈을 상대로 환상적인 골을 작렬시킨 21번의 박지성으로 돌아갔다. 그는 관중석으로 향하는 듯 했으나 손가락으로 입을 가린 뒤 방향을 바꿔 벤치의 히딩크 감독에게 향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해맑은 표정으로 스승에게 달려가는 박지성의 모습은 2002년 그대로였다.
히딩크 감독도 당시의 수줍던 박지성을 따뜻한 포옹으로 맞이했다. 트레이드 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인 뒤 두 팔을 크게 벌려 박지성을 안았다. 2002년 만큼 역동적이고 강렬하진 않았지만, 포옹 세리머니가 주는 감동은 그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팬들은 두 영웅의 포옹을 통해 10년 전 그때를 떠올렸다.
[K리그 올스타전에서 골을 터트린 박지성.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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