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투더 2002' 히딩크호, 황선홍 이끌고 홍명보 지켰다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안경남 기자]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66·안치 마하치칼라)은 팬들에게 현재 아닌 과거를 선물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이후 10년 만에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컴백한 히딩크 감독은 당시 베스트11을 그대로 선택했다. 히딩크 감독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월드컵 대표팀 초청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2에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폴란드전 베스트11’을 그대로 선발로 내보냈다. 황선홍이 이끌고 홍명보가 지켰다.

폴란드를 상대로 멋진 발리 슈팅을 터트렸던 황선홍이 최전방에 섰고, 당시 막내급에 속했던 설기현과 박지성이 측면에 포진했다. 세계적인 강팀과 당당히 맞섰던 유상철과 김남일은 중원을 맡았고, 포르투갈의 피구를 지우고 미국전서 안정환의 헤딩골을 도운 송종국과 이을용은 측면에 배치됐다.

수비에선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를 중심으로 철벽 수비를 자랑했던 최진철과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투혼을 발휘했던 김태영이 함께 발을 맞췄다. 골문은 스페인전 승부차기의 주역 이운재 골키퍼가 지켰다. 감독은 한국 축구에 잊지 못 할 전설을 남긴 히딩크 감독이 맡았다.

포메이션은 달랐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주요 시스템으로 사용했다. 한국은 10년 전 최근 유로2012에서 이탈리아가 사용한 스리백을 무기로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2012년 올스타전에서 히딩크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4백 수비와 원톱이 대세인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른 진형이다.

10년 만에 뭉친 4강 주역들은 경기 초반 현역 시절 못 지 않은 재치 있는 몸놀림으로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냈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약 중인 설기현과 김남일은 공격을 주도했고 포항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황선홍은 잠시였지만, 번뜩이는 움직임을 선보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영원한 주장 홍명보도 노련한 플레이로 상대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하지만 4강 영웅들도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승리는 ‘TEAM 2012’의 몫이었다. 이동국(3골), 에닝요(2골), 하대성 등이 골을 터트리며 최용수, 박지성, 황선홍이 세 골을 만회한 ‘TEAM 2002’에 6-3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그들 앞에 승리는 중요치 않았다. 2002년 태극전사와 히딩크는 이미 우리들 마음속에 전설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다시 뭉친 2002 대표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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