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드디어 터졌다. 21일 만에 추가한 홈런포다. 맞는 순간, 타구가 넘어갈 것이란 확신이 들 만큼 호쾌한 스윙이었다.
이대호가 5일 니혼햄전에서 시즌 12호 홈런을 터뜨리는 장면은 4번타자로서 꾸준한 활약이 상대 투수를 얼마나 압박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날 오릭스는 니혼햄에 4점을 먼저 뺏겼다. 오릭스가 추격에 불을 당긴 건 6회말 공격에서였다. 선두타자 야마사키 고지가 원바운드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터뜨렸고 바비 스케일스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1점을 만회한 오릭스는 노나카 싱고의 좌전 안타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고토 미쓰다카가 1루 땅볼로 물러난 사이 노나카가 2루에 진루했고, 이대호는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을 맞이했다.
그러자 니혼햄이 좌완 선발 야기 도모야 대신 우완 불펜 요원 모리우치 도시하루를 내세웠다. 모리우치는 1루가 비어 있다는 점을 감안,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어느덧 볼카운트는 3B 1S로 접어 들었다.
'사실상 고의 4구'를 내줄 수도 있는 분위기. 그러나 모리우치는 주자를 모으지 않는 쪽으로 택했다. 이대호를 피하다 불리한 불카운트를 맞이한 모리우치가 이제는 무조건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하는 입장이 된 것. 모리우치의 138km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고 이는 이대호의 레이더망에 여지 없이 걸려 들었다.
좌월 투런 홈런. 이 홈런으로 오릭스는 3-4 1점차로 쫓아갈 수 있었다. 이대호가 경기 양상을 흔들어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퍼시픽리그 최고의 4번타자로 뻗어 나갈 자격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대호는 이날 멀티 히트를 작성하며 3할 타율에 진입, 정확도와 파워를 모두 겸비한 진정한 4번타자로 거듭났고 향후 상대 투수의 부담은 날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즌 12호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