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중장년층 관객이 충무로의 화두로 떠올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12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극장 관객수는 8279만 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관객 6842 명에 비해 21% 성장했다. 이는 2000년대 감소세였던 극장 관객 성장률을 큰 폭으로 뒤집은 결과다.
여기엔 30~40대 관객의 힘이 컸다. 올 상반기는 한국 영화의 흥행이 두드러졌다. 최고 흥행작 10작품 중 7작품이 한국 영화다. 상반기 '어벤져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충무로를 강타하기는 했지만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내 아내의 모든 것', '건축학개론', '댄싱퀸', '부러진 화살', '화차', '후궁:제왕의 첩' 등이 흥행을 거머쥐며 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역대 최다(4417만 8714명)라는 기록을 세웠다.
영진위는 올해 상반기 시장 전체 관객과 매출이 증가하고 한국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둔 원인으로 '30대~40대 관객 극장 유인 성공으로 관객층 확대와 웰메이드 장르 영화의 성공'을 꼽았다. 30대의 첫사랑 추억, 주부의 자아찾기, 사법 정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에로 코드를 녹여낸 인간 욕망에 대한 탐구 등 젊은 층이 소화하기 버거운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
실제 롯데시네마 회원을 대상으로 한 영화별 성별·나이 분포도에 따르면 30대에게 첫 사랑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게끔 한 영화 '건축학개론'은 멜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30대 남자가 32.45%를 기록했다. 이는 20대 남자의 31.56%를 넘어선 수치며 멜로영화의 가장 큰 소비층인 20대 여성관객 35.66%과 비슷한 결과기도 하다.
특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후궁:제왕의 첩'은 남성 관객 중 30대 29.97%의 뒤를 이어 40대가 25.51%를 기록하며 20대 23.41%보다 더 높은 점유율로 눈길을 끈다.
상반기 흥행 TOP10에 오른 다른 한국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30대가 영화를 가장 많이 본 연령층은 아닐지라도 대부분 전통적으로 영화의 주 소비층이라 여겨지는 20대 관객의 뒤를 이어 흥행을 견인했다.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재난 상황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연가시'가 5일 개봉했고, 30~40대 관객들의 젊은 시절을 수놓은 배트맨의 프리퀄이자 다크 나이트의 최종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오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댄싱퀸', '후궁:제왕의 첩', '건축학개론' 포스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시너지,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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