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조연 배우들의 드라마 겹치기 출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떤 드라마에서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권력에 휘둘리는가 하면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아내의 등살에 기죽어 있는 남자로 출연한다.
김응수, 김정난, 장현성, 안석환. 이들은 모두 2개의 드라마에서 각각 다른 역할로 출연중이다. 한 방송사 혹은 2개의 방송사에서 다른 요일에 방송중인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
먼저 김응수는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과 MBC 주말드라마 '닥터진'에 각각 출연중이다. '각시탈'에서는 조선인에 대한 편견없이 실력을 중시하는 일본인 경무국장 콘노 고지 역을 맡아 출연중이고, '닥터진'에서는 안동김씨 최고의 실세 좌의정 김병희 역으로 등장한다.
또 김정난은 '각시탈'에서 백작인 남편을 아들처럼 취급하며, 경성 최고의 실력자들과 내연의 관계를 은밀히 즐기는 경성사교계의 꽃 백작부인 이화경 역을 맡고 있으며,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는 바람둥이 남편을 데리고 사는 최고의 재력가 박민숙 역을 맡아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각시탈'에서 김정난의 남편으로 활약중인 안석환은 KBS 2TV 월화드라마 '빅'에서는 또 다른 여자의 남편으로 살아가고 있고, 장현성은 SBS 수목드라마 '유령'에서 경찰청 국장 전재욱으로, '빅'에서는 아내에게 잡혀사는 남편으로 출연 중이다.
겹치기 출연의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이유로는 바로 연기파 조연배우의 기근현상이다. 지상파 3사에 케이블 채널, 또 종합편성채널까지 생겨난 상황에서 각 방송사는 배우들의 섭외에 어려움을 느낀다.
특히 국내 드라마가 K팝에 이어 한류 콘텐츠로 각광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연 배우들을 아이돌 혹은 한류 스타급으로 캐스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는 극의 중심을 잡아 줄 연기파 배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감초 역할을 하면서 극의 중심을 잡아줄 배우들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방송 관계자는 이런 겹치기 출연에 대해 "드라마를 제작하는 입장에서 한류를 버리고 갈 순 없다. 아이돌 가수를 주연으로 캐스팅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렇게 되면 극의 중심을 잡아 줄 연기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기자들은 한정 돼 있지 않는가. 결국 1개 이상의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배우의 겹치기 출연은 시청자들에게 이색 재미로 작용할 수 있다. A드라마와 B드라마에서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득이 있으면 실도 있는 법.
이에 대해 또 다른 관계자는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좋지만은 않다. 현재 겹치기 출연중인 배우들은 워낙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라 두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지만, 겹치기 출연은 권장 할만한 풍토는 아니다"며 "배우들이 부족하니 겹치더라도 캐스팅을 하지만, 스케줄 조정에 힘든 점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조연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은 비단 오늘 내일의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방송가에는 흔한 일이다"고 치부하기엔 부작용이 큰 것이 사실이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방송중인 2개의 드라마에 출연중인 김응수, 김정난, 장현성, 안석환(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