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넥센발 현금 트레이드의 승자가 되는 분위기다.
2009년 12월 31일. 2010년을 하루 앞두고 국내 프로야구에 핵폭탄급 트레이드가 터졌다. 당시 재정상태가 좋지 않던 히어로즈가 삼성에 장원삼을 내주고 현금 20억원과 김상수, 박성훈을 받아왔고, 두산에 이현승을 내주고 현금 10억원과 금민철을 받아왔다. LG에도 이택근을 내주고 현금 25억원과 박영복, 강병우를 데려왔다.
2년 6개월이 흘렀다. KBO로부터 힘겹게 승인 받았던 대형거래의 희비가 서서히 엇갈리고 있다.
▲ 넥센- 55억원, 김상수, 박성훈, 금민철, 박영복, 강병우
넥센은 성과를 거뒀다. 당시 55억원은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이 됐다. 더구나 당시 LG에 보냈던 이택근은 지난해 FA로 풀리자 4년 최대 50억원에 재영입 했다. 이택근은 올 시즌 손바닥 부상 등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지만, 타율 0.277 5홈런 34타점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택근의 반대급부로 좌완 유망주 윤지웅을 LG에 내줬으나 현재 군 복무를 위해 경찰청에 입단했다.
넥센이 트레이드로 얻은 유일한 즉시전력 선수인 금민철은 지난 2년간 8승 16패를 기록한 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고, 올 시즌 군입대했다. 그러나 넥센은 강윤구와 함께 금민철을 미래의 좌완 원투펀치로 육성하려 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삼성에서 받아온 김상수와 박성훈은 그동안 기복 있는 투구를 보였다. 다만, 올 시즌에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상수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평범한 성적이지만, 박성훈은 좌완 원포인트로 25경기에 출장해 2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98로 희망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LG로부터 받아온 강병우는 2011년 조용히 방출됐고, 박영복도 1군 기록이 없다.
▲ 두산- 이현승
두산은 금민철을 내준 대신 이현승을 얻었다. 그는 2009년 히어로즈에서 13승을 따내며 장원삼, 마일영과 함께 좌완 삼총사 역할을 제대로 했지만, 두산 이적 후 투구 밸런스를 잃어 버리며 불펜으로 강등, 2년간 6승 11패 6세이브 10홀드를 기록한 채 올 시즌 상무에 입대했다. 결과적으로 두산도 넥센과의 트레이드로 아직 재미를 보지 못했다.
▲ LG- 이택근
LG는 강병우와 박영복을 내주고 우타 외야수 이택근을 얻었다. 그러나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택근은 LG에서의 2년간 각종 잔부상으로 고작 176경기에만 나섰다. 히어로즈 시절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LG는 이택근이 2011시즌을 끝으로 FA가 되자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이택근을 친정에 보낸 LG는 유망주 윤지웅을 얻어 미래를 도모했다.
▲ 삼성- 장원삼
삼성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실상 이 트레이드의 최대 승자다. 김상수와 박성훈을 내줬으나 장원삼을 영입하며 마운드를 더욱 강화했다. 삼성이 토종 좌완 에이스감으로 점찍은 장원삼은 이미 2008시즌 후 트레이드가 논의됐으나 KBO의 승인 불허로 결국 1년 뒤 삼성 유니폼울 입었다.
장원삼은 2010년 13승(5패)으로 개인 최다승을 거두며 단숨에 좌완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8승으로 주춤했으나 10일 대구 LG전서 올 시즌 8개 구단 투수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에 올라 다승왕을 바라보는 위치에 올랐다. 현대 시절부터 범상치 않은 기량을 갖췄음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던 설움을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완전히 떨쳐냈다.
삼성은 서울 팀들이 일말의 아쉬움을 곱씹는 사이 홀로 웃고 있다. 지금부터 또 다시 2년 6개월이 지난 뒤 이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긴 자들의 행보는 어떠할까.
[삼성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장원삼(위), 넥센으로 돌아간 이택근(아래)]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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