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비는 ‘비K’에게 독이 됐다.
넥센 김병현이 12일 문학 SK전서 5이닝 4피안타 4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3패(2승)째를 기록했다. 이날 김병현은 6월 26일 목동 두산전서 승리를 따낸 이후 무려 16일만에 선발 등판했다. 1군 엔트리에도 계속 있었고, 선수단과 동고동락했지만, 비가 원수였다. 김병현은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등판 일마다 비가 와 실전 경기를 갖지 못했다.
▲ 비K, 비가 독이 됐다
애당초 김병현은 1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30일 경기가 비로 취소돼 1일에는 30일 나설 예정이었던 김영민이 선발로 나갔다. 이후 김병현은 5일 목동 한화전 선발로 내정됐다. 그런데 이날 비가 와 한화 박찬호와의 ‘슈퍼매치’는 그대로 무산됐다. 김시진 감독은 6일 목동 KIA전 선발로 그를 내정했으나 또 다시 비가 내렸다.
김 감독은 결국 김병현을 12일 문학 SK전 선발로 그를 세번째로 내정했다. 이번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나 그 사이 무려 15일간 원치 않는 휴식을 가졌다. 선발 투수는 보통 5~6일 로테이션을 하면서 실전 피칭 사이에 불펜피칭, 롱 토스, 웨이트 트레이닝, 장거리 러닝 등의 과정을 거치며 몸을 만드는 데, 이것이 완전히 어긋나버렸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투수의 특성상 치명타였다.
▲ 불안한 제구와 떨어지는 구속
더구나 이날 경기 전 정민태 투수코치는 “몸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80% 정도에 불과하다. 우린 김병현이 올해 잘해주면 좋겠지만, 그보다 내년에 더 잘하길 바란다. 올해는 내년을 위한 준비다”라고 말했다. 정 코치는 김병현이 간혹 흔들리는 제구 속에서도 경기를 치르며 제구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구 구속이 147km 이상은 나와야 한다”라며 제구와 함께 구속도 향상되길 바랐다.
정 코치의 지적은 이날 경기서 그대로 드러났다. 김병현의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1km에 그쳤다. 대신 볼넷은 4개나 주며 제구력이 흔들렸다. 6월 26일 두산전서는 볼넷이 단 1개에 그쳤으나 무려 15일을 쉬면서 다시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는 증거다.
1회말 2사까지 잘 잡은 뒤 최정에게 2루타를 맞았고, 이호준에게 볼넷, 박정권에게 허벅지 맞는 볼을 내준 뒤 김강민에게 우중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볼넷으로 자초한 실점이었다. 4회와 5회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병현은 6회 선두타자 최정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속 이호준에게 139km짜리 직구를 던지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투런포를 허용했다. 6회 장기영이 동점 솔로포를 쳤다는 걸 감안하면 치명적인 한 방이었다. 김병현은 후속 박정권에게도 볼넷을 내줘 더더욱 흔들렸고, 결국 김시진 감독은 장효훈을 투입했다. 장효훈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는 부진 속 김병현의 실점은 5점으로 불어났다.
커브, 슬라이더, 싱커,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졌으나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았고 제구가 흔들리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비K’ 김병현에게 그간의 장맛비는 비운의 비였다.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