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박경림이 아버지에 얽힌 사연을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스타 특강쇼'에는 박경림이 출연해 "어렸을 때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경림은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다. 월남전에서 어깨와 다리에 총을 맞았다. 다행히 총알을 빨리 빼서 걷는 데 큰 무리는 없지만, 장애 등급을 받았다"면서 "어릴 적 기억에 아버지는 술을 참 많이 드셨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면 집에 있는 가구 위치가 다 바뀐다. 다 던지고, 모든 게 깨져있다. 온 집안의 공포였다"고 털어놨다.
"평소에는 정말 좋은 아버지였지만 술을 드시면 공포가 밀려왔다"고 말한 박경림은 "중학교에 올라갈 때 쯤 '아빠 왜 이렇게 술을 드세요? 술만 안 드시면 너무 좋은데'라고 용기를 내서 말씀 드렸다"고 전했다.
박경림은 "돌아오는 대답이 '네가 그런 걸 왜 물어봐. 네가 알아서 뭐해' 그러실 줄 알았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이 '두려워서 그래. 무서워서' 그러시더라"고 밝혔다.
박경림은 아버지의 대답이 이해가 안 갔다면서 "저희 아버지가 전쟁에 다녀오셨는데, 전쟁 순간이 너무 생생하다고 하시더라. 동료가 매일 죽어나가고 옆에서 그걸 보고, 무서운 공포가 매일 온다고 하셨다. 몸도 너무 아프다고 하셨다. 그걸 술로 이기는 것이었다.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아버지가 저한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시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버지가 이해가 됐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란 생각이 드니까 그동안 내가 두려웠던 건 아무것도 아니였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박경림은 "내가 딸인데 같이 사는 가족들도 내가 이렇게 몰랐는데, 내가 감히 누구를 오해하고 누구를 미워하겠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아버지는 제가 데뷔한 후 술을 끊으셨다. '내가 내 딸한테 도움은 못 주더라도 피해는 주면 안된다'며 아버지 스스로 결심해서 지금까지 안 드신다"고 덧붙였다.
[방송인 박경림.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