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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펜싱은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에 금·은·동을 1개씩 가져다줬다. 첫 메달은 12년 전 시드니에서 남자 에페의 이상기가 개인전 동메달을 수확했고, 같은 대회에서 김영호가 남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이던 독일의 랄프 비스도르프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첫 은메달이 나왔다.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 출전했던 남현희(31·성남시청)는 작은 키의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이라는 값진 성과를 냈다. 남현희는 결승전에서 베잘리(39·이탈리아)를 상대로 5-4로 리드를 가져갔으나 종료 29초를 남기고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전을 생각하던 종료 4초 전에 통한의 1점을 내주며 안타까운 은메달에 그쳤다.
남현희는 베이징의 한을 씻기 위해 4년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승에 오를 경우 상대는 베잘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베잘리는 우리나이로 불혹을 바라보게 되었고(39세) 남현희도 이제 서른이 넘은 베테랑이 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베잘리를 비롯, 세계 정상권에 있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남현희의 맞수가 될 전망이다. 남현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이탈리아의 엘리사 디 프란체스카에게 8-14로 패하며 동메달에 머문 바 있다. 폴란드의 실비아 그루찰라도 경계대상이다. 그루찰라는 올해 5월 서울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남현희를 7-6으로 꺾고 우승을 거머쥔 선수다.
남현희로서는 대진과 당일 경기 운영에 따라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베잘리와 그루찰라를 비롯한 강호들이 서로 맞붙은 뒤 힘을 소진하고 남현희를 상대한다면 금메달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남현희가 8강부터 정상급 선수들을 상대할 경우 4강과 결승에서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될 수도 있다.
'Born to Kill'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남자 사브르에서 올림픽 첫 메달을 따낼 유망주다. 이번 대회가 첫 올림픽이지만, 구본길은 이미 한국 남자 펜싱의 간판이자 에이스다. 남현희보다 금메달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중만(중국)을 꺾으며 혜성같이 등장한 구본길은 2011 모스크바 월드컵 금메달, 세계선수권 동메달, 2012 그랑프리 은메달,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칼끝 속도와 공격 범위를 자랑하는 구본길은 나이에 걸맞지 않는 노련한 경기 운영도 강점이다.
남현희와 구본길이 출전하는 여자 플뢰레 단체전과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한국은 메달을 노린다. 특히 구본길과 원우영이 주축인 대표되는 남자 사브르는 올해 5월 스페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세계랭킹 1위인 러시아를 45-4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단체전에서 메달이 나온다면 펜싱 단체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동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남현희(위)와 구본길(아래 오른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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