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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첫 1부리그 진출에 성공하며 클럽 이름을 전 독일이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올시즌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아우크스부르크는 구단의 자금 사정이나 선수층 등을 감안할 때 잔류가 매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승점 38점으로 14위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고 1부리그에서의 두번째 시즌을 준비중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를 마쳤을 당시 아우크스부르크는 강등권인 17위였다. 17경기에서 승점 15점으로 잔류권인 15위 1.FC 뉘른베르크와는 승점 3점차였다. 총 34라운드 중 5주간을 최하위에 머물렀고 절반이 넘는 총 20주간이나 강등권에 머물렀지만 마지막 10주간은 줄곧 잔류권을 유지하며 결국 잔류에 성공했다.
전반기를 강등권으로 마친데다 잔류가 거의 불가능한 듯 보였던 아우크스부르크가 후반기에 대반전을 이루며 잔류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단연 후반기 라운드 구자철의 합류였다.
물론 구자철이 원맨쇼로 강등될 팀을 잔류로 돌아서게 만든 것은 아니다. 팀에서 절반의 시즌만을 소화했음에도 5골로 풀시즌을 소화한 자샤 묄더스와 함께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한 구자철이다. 이처럼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긴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간 아우크스부르크에게 부족했던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적절하게 맡아줌으로써 팀의 전체적인 공격과 수비가 함께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이 팀의 반전 요인이었다. 꼭 필요했던 포지션에 구자철이 합류하면서 팀 플레이가 극대화됐고 그가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이제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있어 지난 시즌은 지난 시즌일 뿐이다. 2부리그 상위권 팀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은 만큼 2부리그로 강등된다면 1부리그 복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올시즌 잔류권 확보 여부는 더욱 중요하다.
일단 구자철을 VfL 볼프스부르크로부터 한시즌간 더 임대함으로써 공수의 연결 고리만큼은 확고하게 지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호소가이 하지메가 임대를 끝내고 원 소속팀인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원대 복귀했고 왼쪽 미드필더와 왼쪽 수비가 가능한 악셀 벨링하우젠 역시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로 이적해 공백이 발생했다. 호소가이의 공백은 2부리그로 강등된 헤르타 베를린으로부터 안드레아스 오틀을 영입함으로써 해결을 했지만 벨링하우젠의 공백은 비교적 경험이 적은 마르셀 데 용이나 마티아스 오스트르졸렉이 메워야 한다.
오틀은 호소가이에 비해 패스나 세세한 경기 조율 능력은 떨어지지만 상대 공격수와의 일대일에 능하고 체력적으로 뛰어나 전체적으로 아우크스부르크의 미드필드 운용은 지난 시즌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양발에 모두 능하고 강력한 중거리 슛 능력을 갖춘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 구자철과 마찬가지로 볼프스부르크에서 임대로 합류한 지오반니 시오와 빅토리아 플젠에서 영입한 밀란 페트르젤라도 전력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트르젤라는 체코 대표로 유로 2012 본선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이들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 윙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들로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보기 힘들었던 활발한 측면 공격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측면보다는 중앙 성향이 짙은 구자철 역시 이들의 합류로 중원에서 좀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지난 시즌부터 지적되어 오던 공격수들의 부진한 득점력이다. 이는 곧 간판 공격수의 부재와도 연결되는 문제다. 지난 시즌 공격을 책임졌던 묄더스와 토르스텐 외를 등은 1부리그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어느 정도 판정이 내려진 상태다. 이에 아리스티데 반스와 날리지 무소나 등을 보강한 아우크스부르크다. 부르키나파소 대표인 반스는 키커스 오펜바흐, 1.FSV 마인츠 05 등 독일 무대를 경험했고 알-알리 두바이 등에서 뛴 경험이 있지만 1부리그 경험은 마인츠 시절 단 한 시즌뿐이다. 무소나는 짐바브웨 출신으로 1899 호펜하임으로부터 임대로 영입했다. 주로 이선 공격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언급한 바대로 이들이 팀의 부족한 득점력을 해결해 줄 수 있을 지는 의문인 만큼 올시즌 역시 공격력 부진으로 고전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결국 한정된 자금으로 대형 공격수의 보강이 어려웠던 아우크스부르크로서는 임대와 비교적 낮은 몸값의 선수들로 공격 진용을 보강하는 방법을 택했다. 다만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은 측면 공격 옵션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보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가 결국 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력은 물론 성적도 좌우하게 될 것이다.
1부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아우크스부르크지만 이번 시즌 역시 고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선수층이나 공격력은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것이 사실이다.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부족한 선수층은 장기 레이스에서 큰 약점일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후반기 샬케 04로부터 임대로 영입했던 얀 모라벡의 경우 합류이후 부상을 당해 거의 활용하지 못했던 전례도 있다.
올시즌 역시 강등권에서의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아우크스부르크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올시즌 1부리그 무대에는 뒤셀도르프처럼 오랜 공백을 깨고 1부리그에 복귀한 팀이나 그로이터 퓌르트처럼 클럽 역사상 첫 1부리그를 밟은 팀도 있다. SC 프라이부르크나 1.FC 뉘른베르크와 같은 만년 강등 후보팀들도 여전히 1부리그에 자리하고 있다. 그만큼 어느 시즌보다 강등권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즌이다. 그런 만큼 아우크스부르크의 잔류 가능성도 50% 이상은 족히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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