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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방송에서 한 번쯤 자신의 쇼핑몰 홍보를 해보고 싶지 않은 이가 누가 있을까. 입소문만 잘 내면 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인데 방송 홍보를 마다할 이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연예인은 상당히 유리하다. 방송 출연이 직업이라 토크쇼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든 은근슬쩍 자기 쇼핑몰 자랑하는 게 일반인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반인들이라면 방송에서 쇼핑몰 자랑은 꿈도 못 꿀 일이다. KBS 2TV '안녕하세요', 케이블채널 tvN '화성인 바이러스'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일반인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쇼핑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도 쇼핑몰 운영자란 사실이 알려지면 순식간에 홍보를 위한 거짓 사연 논란에 휩싸이고 비난이 쏟아진다.
만약 네티즌들이 제기한 의혹처럼 일반인들이 쇼핑몰 홍보를 위해 사연을 조작한 것이라면 얼마나 처절한가. 네티즌들의 의혹대로라면 일반인 출연자들은 먹지도 못하는 음식을 억지로 먹어가며 쇼핑몰 홍보를 위해 인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들이 방송 등 곳곳에서 자신의 쇼핑몰을 자랑했던 것과 달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에 과태료를 부과한 이후 적극적인 사과를 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백지영이 소속사를 통해 사과를 하고 쇼핑몰에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쇼핑몰에 올려진 사과문 어디에도 백지영이나 유리의 이름은 없었다. 사과문은 "안녕하세요 '아이엠유리'입니다"로 시작하고 있다.
다른 연예인들의 쇼핑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곳 하나 적극적으로 사과하는 곳은 없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쇼핑몰 얘기를 당당히 꺼내던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다.
특히 김준희는 지난해 한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쇼핑몰 성공전략을 강의하기도 했다. 김준희의 쇼핑몰 '에바주니'는 7만원 이상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사은품 지급 이벤트를 실시했지만, 추첨이 아닌 임의 방식으로 대상자를 선정했으며, 사은품이 소진된 후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
사실 이번 문제가 불거진 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적극적인 사과가 없는 것을 보면 연예인들에게 사과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이들은 단지 쇼핑몰의 신뢰에 금이 갔을 뿐이라고 치부하고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연예인 쇼핑몰의 신뢰 문제는 곧 해당 연예인의 신뢰와 직결된다. 소비자들이 연예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한 데는 연예인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 신뢰는 그 동안 해당 연예인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을 기반으로 쌓인 것들이다.
이번 문제로 해당 연예인들은 자신을 향한 신뢰가 크게 무너졌음을 깨닫고, 적극적인 사과를 해야만 한다. 이들이 단지 팬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수 백지영, 배우 김준희, 진재영(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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