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신인왕이요? 욕심 없어요”
삼성 사이드암 심창민은 올 시즌 삼성이 건진 최고 히트상품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1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18일 현재 28경기서 2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1.95로 수준급 기록을 찍었다. 지난 4월 말 1군에 콜업된 뒤 계속 1군에 남아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심창민은 필승조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엄밀히 말하면 심창민은 삼성 불펜의 완전한 필승카드는 아니다. 삼성 주전 셋업맨은 여전히 안지만, 권혁, 정현욱, 권오준이 주축이다. 심창민은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선발 투수가 5회나 6회가 끝나기 전에 내려갈 경우 이들 4인방이 곧바로 등장하는 건 무리일 때가 있다. 더구나 매일 이들이 나설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류 감독은 “창민이는 2이닝 정도 던질 수 있다. 5, 6회에 내보내면 딱 알맞다”고 했다. 또한 갑작스럽게 필승조를 소모한 뒤 연장전에 돌입했을 때나 롱릴리프가 필요할 때도 심창민이 마운드에 오른다. 이런 역할 역시 쉬운 건 아닌데, 심창민은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내고 있다. 덕분에 삼성은 권오준-심창민으로 이어지는 막강 옆구리 불펜을 구축했다.
심창민은 올 시즌 신인왕 자격이 주어진다. 2년차이지만, 지난해 1군 등판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는 KIA 박지훈과 넥센 서건창이다. 심창민은 이들에 비해 아무래도 한발 뒤처졌다. 물론 후반기에 더욱 호투할 경우 신인왕에 선정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17일 우천 취소된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신인왕이요? 전 관심 없어요. 넥센 건창이 형이 잘하던데요. 전 야구를 즐기려고 해요”라고 한발 물러섰다.
심창민은 “삼성이 날 뽑을 것이란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1군에 올라올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다”며 “지금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멋 모르고 하는 것 같다. 잘한다고 말씀하시는데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야구를 별로 못했다. 고2부터 본격적으로 투수 훈련만 했다. 삼성에서 인생 역전한 것 같다. 용 됐다”고 웃었다.
그에게 쟁쟁한 삼성 선배들은 교과서 같은 존재들이다. 줄곧 내야수와 투수를 병행하다 고2 때부터 전문 투수의 길을 걸은 심창민은 아직 배울 게 많다고 했다. 그는 자기 관리를 잘하기로 유명한 배영수와 원정 룸메이트다. “선배님들이 훈련을 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도 배울 수 있다. 정현욱 선배님과 배영수 선배님을 보고 열심히 배운다. 마운드에서는 진갑용 선배님이 던지라는 코스로 던진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겸손함 속에 승부사 기질이 다분하다. 최근에는 점점 박빙 승부서 투입되는 비중이 커졌음에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심창민은 “1군 경기는 2군 경기와는 다르다. 사람도 많고 긴장도 된다. 그래도 접전 상황이 즐겁다. 긴장을 적당히 하니까 오히려 잘 풀린다. 야구를 즐기려고 한다”고 웃었다. 예사롭지 않은 삼성 불펜 샛별의 호투를 지켜볼 일이다. 신인왕 레이스의 복병이 될 수도 있다.
[심창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