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10년만에 팀 타율 1위에 도전한다.
삼성은 19일 현재 팀 타율 0.271로 선두 롯데의 0.272에 불과 1리 뒤진 2위다. 최근 페이스만 보면 삼성이 롯데보다 더 좋다. 삼성은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한 최근에도 꾸준히 안타 10개 내외로 5점 내외를 득점하고 있다. 18일 대전 한화전서는 16안타 11득점이라는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0.284로 1위를 차지했던 2002년에 이어 10년만의 팀 타율 1위 등극도 꿈이 아니다.
▲ 화려했던 과거
삼성은 전통적으로 타격의 팀이었다. 역대 팀 타율 1위만 8차례 차지했는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팀 타율 1위를 노리는 롯데의 6차례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다. 1984년(0.270), 1985년(0.276), 1986년(0.276), 1987년(0.300)까지 4년 연속 팀 타율 1위를 차지하며 ‘타격의 팀’이란 명성을 드높였다.
특히 1987년 팀 타율 3할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으로써, 삼성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고인이 된 장효조 전 2군 감독(0.387)이 수위타자였고, SK 이만수 감독이 0.344로 2위, 김성래 수석코치가 0.332로 4위, 류중일 감독도 0.287로 16위에 올랐다. 이후에도 1991년(0.272), 1993년(0.271), 1997년(0.277)에 이어 2002년(0.284) 1위에 오른 뒤 10년간 팀 타율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2002년엔 이승엽(0.323, 47홈런, 126타점), 마해영(0.323, 33홈런 116타점) 쌍포가 불을 뿜었고. 김한수 타격코치도 0.311로 팀 타율 3할에 기여했다.
▲ 향상된 클러치 능력
이후 삼성은 타격의 팀이란 명성을 잃었다. 선동열 KIA 감독의 삼성 부임 이후 점차 마운드의 팀으로 변모했다. 타격 부문 순위는 모두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해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삼성의 공격야구를 되살리겠다고 했고, 2년만인 올 시즌 팀 타율(0.271), 팀 장타율(0.388), 팀 출루율(0.355) 2위에 오르며 어느 정도 자신의 구상을 실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클러치 능력의 바로미터인 팀 득점권 타율. 0.299로 당당히 리그 1위다. 돌아온 이승엽이 0.356으로 리그 5위이자 팀내 1위이고, 박석민이 0.341로 리그 9위, 박한이가 0.309로 리그 16위다. 이들은 타율도 0.336(박한이, 4위), 0.324(이승엽, 5위), 0.311(박석민, 10위)로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여기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베테랑 진갑용이 타율 0.335에 득점권 타율 0.509라는 놀라운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삼성은 올 시즌 경기당 4.92점으로 팀 득점 1위다. 2위 넥센의 4.7점에 0.2점 가량 앞섰다. 찬스에서 꾸준하게 적시타를 터뜨리다 보니 팀 득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시즌 초반 이길 땐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질 땐 적은 점수 차로 지면서 영양가 없는 방망이란 오명을 들었지만,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탄 6월 이후부턴 전혀 다르다. 최강 마운드가 최소 점수를 내주면, 타선이 필요한 점수를 쭉쭉 뽑는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자연히 팀 타율도 치고 올라왔다.
▲ 선두 다툼 동력 된다
최근 삼성을 보면 도저히 질 것 같지 않다. 요즘 “삼성이 지난해 강력함을 되찾고 있다”는 말 속엔, 결국 타선이 마운드를 확실히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속뜻이 담겨있다. 삼성이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이겨낸 원동력도 결국 타선이라고 봐야 한다. 이미 마운드는 최강이기에 앞으로도 타자들이 꾸준히 쳐준다면 선두 싸움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참고로 삼성은 지난해 경기당 4.7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5년에도 경기당 4.9점으로 1위, 2006년엔 경기당 4.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최근 우승에는 모두 높은 득점력이 숨어있었다. 또한,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던 8시즌동안 정규시즌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3차례나 일궈냈다. 사상 첫 전후기 통합 우승을 했던 1985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2년에도 모두 팀 타율 1위를 차지했다. 흔히 타격의 팀은 우승 맛을 많이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삼성엔 예외다. 올 시즌 10년만에 팀 타율 1위를 탈환한다면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강봉규(위), 류현진에게 안타를 친 이승엽(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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