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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도대체 안철수는 언제 대선출마 의사를 공식화할까. 이번 대선에 뜻은 있는 것일까." 우후죽순 쏟아지는 대선주자들의 출사표 속에서 잠잠했던 안철수(50)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대권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잠룡' 안철수의 선택은 사뭇 달랐다. SBS는 그의 책이 발간된 1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안철수의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 녹화 사실을 알렸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비전과 집권의지를 전하기보다 책, 방송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택했다.
그의 '힐링캠프' 출연은 단순한 예능프로그램 출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같은 날 발간된 그의 책 '안철수의 생각'(김영사)이 사실상 대선출마 의지표현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힐링캠프' 출연도 마찬가지다. 안철수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자신의 생각을 더 명확하고 친근하게 전할 최적의 수단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출연은 지난 1월, 안철수와 함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가 '힐링캠프'에 출연한 것과 비교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방송에서 정치철학은 물론이고 어린시절 이야기와 인생사를 가감없이 털어놨고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안철수는 지난 2009년 MBC 종영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이하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벤처 기업인, 대학교수, 청년멘토 등 만능 지식인으로 불렸던 안철수의 '무릎팍도사' 출연은 웃고 즐기는 시간을 넘어 특별한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유발했다. 그의 인생은 '무릎팍도사'를 통해 효율적으로 전달됐고,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인생철학을 밝히는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공감하고 감탄했다.
안철수의 대중적 인지도는 '무릎팍도사' 출연 후 높아졌다. 물론 일개 예능프로그램이 그의 이후 행보에 모든 역할을 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무릎팍도사'에서 보여준 그의 솔직한 모습이 기업인, 지식인이었던 그를 지금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만드는 데 시발점이 된 것은 사실이다.
안철수의 '힐링캠프' 출연 가능성은 지난 4월 16일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안철수의 대선 출마설이 부각되면서 정치권, 방송계에 그의 '힐링캠프' 출연설이 떠돌았다. 안철수 측 관계자는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장님은 현재 언론활동을 전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방송 출연계획도 없다.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는 것은 억측이다"고 가능성을 일축했었다.
그런 그가 대선을 앞둔 시점에 '힐링캠프'를 택했다. 안철수의 선택이 정치적 의도가 있든 없든 간에 그의 '힐링캠프' 출연이 절묘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힐링캠프'에 출연하는 안철수(위), '무릎팍도사' 출연 당시 안철수. 사진 = MBC 제공]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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