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무서운 이야기'가 정말 무서운 이야기로 중무장했다.
'무서운 이야기'는 살인마(유연석)에게 납치돼 생사의 기로에 놓인 여고생(김지원)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의 옴니버스 영화다.
정범식 감독의 '해와 달', 임대웅 감독의 '공포 비행기', 홍지영 감독의 '콩쥐, 팥쥐', 김곡과 김선 감독의 '앰뷸런스'에 이들을 액자식 구조로 엮어낸 민규동 감독의 '무서운 이야기'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만큼 자칫 집중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하다. 오감 자극은 물론,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 하는 귀신에서 벗어나 실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들로 쉴새없이 관객을 괴롭히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큰 공포로 다가오는 것은 '공간'이다. 익숙한 공간이 위험을 피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으로 변했을 때 느끼는 극한의 공포가 영화 전반을 관통한다.
실제 '해와 달'과 '콩쥐, 팥쥐'의 배경이 되는 집, '공포 비행기' 속 주인공의 일터인 비행기 내부, '앰뷸런스'에 등장하는 구급차 내부의 익숙한 풍경 등 안도할 수 있는 공간에서 맛보는 두려움은 소름끼치는 공포로 변한다.
소리도 빼놓을 수 없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노래와 음향효과는 관객들의 심장을 쥐었다 폈다하며 온 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눈을 감고 있어도 관객과 밀당하고 있는 게 느껴질 정도다.
배우들의 열연 역시 '무서운 이야기'를 더 무섭게 한다. 대사 없이 섬뜩한 표정만으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유연석, 냉정하기 그지 없지만 한순간에 소름끼치는 연쇄살인마로 변신하는 전태수, 딸을 지키기 위해 광기어린 모성애를 선보이는 김지영 등은 귀신보다 더 마주치기 싫은 두려운 인물로 등장한다.
'무서운 이야기'는 귀신을 내세워 관객들을 놀래키지 않는다. 귀신보다 공간이 주는 공포, 어쩌면 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 우리가 뉴스에서 흔히 봐왔던 이야기, '어쩌면 이럴 수도 있겠다'는 현실감 있는 에피소드 등으로 관객들을 공략한다. 러닝타임 108분. 청소년 관람불가. 오는 25일 개봉.
[영화 '무서운 이야기' 스틸컷. 사진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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