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홍성흔을 톱타자로 놓아볼까.”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올스타전 관심사 중 하나는 삼성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롯데 타선이다. 이번 올스타전은 팬투표 역사상 최초로 이스턴 올스타 베스트 10이 롯데 선수들로만 채워졌다. 물론 롯데 선수들이 전 이닝을 뛰는 건 아니지만, 경기 초반에는 이스턴 올스타 감독인 류 감독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라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될 것이다.
▲ 홍성흔을 톱타자로 놓아볼까
17일 대전 한화전이 우천취소 된 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심심해서 올스타전 라인업을 한번 짜봤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선발 라인업 구성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김성근 감독이 올스타전서 이대호를 톱타자로 기용하는 등의 기상천외한 라인업을 들고 나와 파격이 트렌드가 된 상황.
류 감독은 “올스타전인데 양승호 감독님이 짜는 라인업하고 똑같이 꾸리면 재미가 없잖아. 홍성흔을 톱타자로 놓아볼까?”라고 웃었다. 올스타전이니 팬들에게 흥미거리를 주고 싶어 하는 류 감독의 마음이다. 어쨌든 류 감독이 내놓는 롯데 라인업은 분명 양 감독의 것과는 다를 전망이다. 홍성흔이 만약 톱타자로 들어서고 김주찬이 4번 타순에 들어설 때 롯데 공격이 어떻게 풀려가는 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 알고 보면 세심한 남자
이와 함께 류 감독의 올스타전 운영도 관심거리다. 류 감독은 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전 지휘봉을 잡았다. 삼성에선 주로 선수들에게 믿고 맡기는 전략을 썼다. 이런 전략은 굳이 승부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올스타전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팬들에게 재미를 안겨주겠다고 작정을 한다면 의외의 허를 찌르는 작전 구사가 나올 수도 있다.
알고 보면 류 감독은 꽤 섬세하다. “감독추천선수 명단을 짜기 위해 다른 팀 감독님들과 일일이 통화를 해서 물어봤다. 난 다른 팀은 잘 모르니까 전적으로 롯데, 두산, SK 감독님에게 추천을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감독추천선수 명단을 놓고도 은근히 신경전이 오갈 때가 있다. 팀내 역학관계가 있어 좀 쉬게 했으면 하는 선수도 있고, 팬들 앞에서 끼를 어필하게 데려갔으면 하는 선수도 있다. 류 감독은 이런 논란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각 감독의 의견을 청취했다.
내성 발톱으로 올스타전 선발 등판이 불발된 롯데 송승준을 쉐인 유먼으로 바꾼 것도 두산과 SK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인상이 강했다. 투수는 로테이션 간격에 따라 올스타전 출전 여부가 후반기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롯데 선발 투수가 빠진 자리에 아예 롯데 선발 투수를 넣었다. 또한, 류 감독은 이승엽(삼성)이 팬투표에서 탈락하자 감독추천선수에서도 빼버려 슈퍼스타의 자존심을 세워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교체 출전하는 모양새를 취해 체면을 구기느니 차라리 푹 쉬게 한 것이다.
류 감독이 지휘하는 이스턴 올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웨스턴 올스타 선동열 감독과의 자존심 싸움도 걸려 있어 이래저래 류 감독의 삼성 아닌 올스타 팀 지휘에 관심이 간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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