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저출산 고령화로 시장 축소 불안이 배경
일본 식품업체들이 자사 상품을 이용한 요리책을 서점에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배경에는 점점 가속화하는 일본의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인구감소로 인한 불안감이 있다.
오랜 시간 소비자의 사랑을 받은 인기상품이라도 이대로라면 시장 축소는 명백하기 때문. 인기상품을 이용한 요리책의 출판을 통해 새로운 사용 방식을 제공하고 판매 층과 루트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도쿄의 한 대형 서점에 들어서면, 일본인들의 눈에 익숙한 먹거리 상품의 포장지를 흉내 낸 요리책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이와 같은 형식으로 출판된 요리책은 10종류. 마치 슈퍼의 식품 코너를 연상케 하는 모습에 서점을 찾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와 같은 요리책의 붐을 가장 먼저 일으킨 것은 칼피스다. 칼피스는 밀키스의 일본 버전이라는 표현이 딱 알맞다. 거의 맛이 비슷하기 때문.
칼피스 제조회사는 작년 6월, 사원들이 생각한 메뉴 69선을 실은 요리책을 출판했다. 김치 제육볶음에 넣어 깊은 맛을 낸다거나 한국의 청국장과 비슷한 일본 전통 음식 낫토를 이용한 요리의 냄새를 제거하는 등 칼피스를 '조미료'처럼 사용하는 방법들이 실려있다.
칼피스는 1919년에 처음으로 발매돼 연간 4천만 개가 팔리는 일본의 대표적 밀크 탄산음료다. 지금도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일본에서 저출산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큰 신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사용방법이 확산된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요리책은 보통 2, 3만 부가 팔리면 히트했다고 볼 수 있는데 칼피스를 이용한 요리책은 지금까지 9만 부가 판매됐다. 칼피스 제조회사 측에 따르면, 최근 칼피스를 조미료로 사용하기 위해 본 제품을 구입하는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유명 주류 제조업체인 '메르션'은 '와인과 어울린다! 간단하고 맛있는 만족 레시피82'를 출판했다. 와인을 따는 방법 등 유용한 지식도 같이 싣고 있다. 술을 사지 않는 사람들도 서점에는 온다는 점에 착안해 요리책을 통해 고객을 개척한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따뜻한 차에 밥을 말아먹는 오차즈케(お茶漬け) 제조회사로 유명한 '아지노모토'도 지난 4월, '아지노모토 연구소의 세계에서 가장 간단한 레시피'를 출판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삼각김밥으로 만드는 리소토나 오차즈케 등을 소개하고 있다.
출판사들도 이 같은 붐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일단 소비자들의 눈에 익숙한 상품을 본떠 표지를 만들어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에 판매 호조세를 기대하는 눈치다. 또한, "식품뿐 아니라 미용, 여행, 가전제품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과 연계해 책을 출판할 수 있다"며 출판업계의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라인 뉴스팀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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