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SK를 잡아야 한다.”
삼성은 6월 중순 이후 급피치를 올리면서 선두자리를 꿰찼고, 2위 롯데에 4경기 앞선 채 24일 SK와의 홈 3연전으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1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류중일 감독은 “후반기엔 두산과 SK를 잡아야 한다”라고 콕찝어 말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숨어있다.
▲ 두산·SK, 잠재적 PS 상대팀
류 감독은 “이용찬, 니퍼트한테 너무 많이 당했다”라고 떠올렸다. 사실이다. 이용찬은 올 시즌 삼성에 3승 평균자책점 0.43, 더스틴 니퍼트는 3승 평균자책점 1.35로 매우 강했다. 두 투수가 전반기 최고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데 삼성 타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은 두 투수에게 각각 3승을 헌납하면서 두산에 3승 8패로 크게 밀렸다. 류 감독은 후반기엔 두산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했다. “에이스 대 에이스 격돌에서 이겨야 진정한 강팀”이라고 강조하는 류 감독의 평소 지론과 맞닿아있다.
삼성은 SK에도 5승 7패로 밀렸다. 세 차례 3연전 모두 1승 2패씩 하다 SK가 내림세를 타고 삼성이 오름세를 타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서 처음으로 2승 1패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류 감독은 SK의 기세를 더 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은 지난해 여름에도 SK에 연이어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에 큰 탄력을 받은 바있다.
근본적으로는, 두산과 SK 모두 포스트시즌서 맞붙을 가장 근접한 팀이다. 롯데가 꾸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넥센의 돌풍도 대단하지만, 두산과 SK는 최근 5년간 큰 경기를 가장 많이 치러본 팀이다. 삼성도 결국 정규시즌이든, 한국시리즈든 통합 2연패 길목에서 어떻게든 두산, SK의 저항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패권 차지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안다. 삼성으로선 그런 두 팀과의 정규시즌 상대전적서 밀리는 게 유쾌할 리 없다.
▲ 잠재적 4강권 팀들 압도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올 시즌 삼성은 아직 불완전한 선두다. 6할이 되지 않은 승률(0.592)에 2위 롯데와의 격차도 4경기다. 류 감독은 “10경기 차이가 나야 안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 전적을 보더라도 SK, 두산엔 뒤쳐졌고, 롯데(6승 3패 1무), LG(6승 3패), 넥센(6승 5패)엔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은 전반기에 한화(11승 2패), KIA(8승 3패 1무)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압도한 팀이 없었다. 6월 초까지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올 시즌 전체적으로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반기 들어 삼성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상위 클래스인 2~4위 팀들을 압도하지 못한 건 찝찝한 대목이다.
참고로 최근 정규시즌 우승팀들은 대부분 2팀 정도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남겼다. 2011년 삼성은 두산에 13승 5패 1무, 넥센에 15승 4패를 기록했다. 2010년 SK도 KIA에 14승 5패, LG에 14승 4패 1무를 올렸다. 2009년 KIA도 LG에 16승 2패 1무, 삼성에 13승 6패를 기록했다. 83승을 뽑아낸 2008년 SK는 롯데, 히어로즈, LG에 13승 5패, KIA에 14승 4패를 거뒀다. 2007년 SK도 한화에 11승 5패 2무, 롯데에 14승 4패로 앞섰다.
결국, 삼성은 두산, SK에 헌납한 승수를 최대한 회복하면서 넥센, 롯데에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한화, KIA에 계속해서 압도적인 모습을 유지해야 선두독주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독주의 시기가 빨리 찾아올수록, 가을 야구를 준비할 여유도 많이 생길 것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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