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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 24일 새벽 그룹 2PM 멤버 닉쿤이 음주운전을 했다. 거기다 오토바이 운전자와 충돌해 교통사고까지 냈다.
일명 '태국왕자'로 불리우며 바르고 깨끗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닉쿤의 음주파문에 대한 대중의 심판은 냉혹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속담이 실현된 마냥 네티즌들은 그의 반대편에서 거센 비판과 실망의 여론을 형성했다.
가장 먼저 등을 돌린 것은 광고계였다.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와 닉쿤이 속한 그룹 2PM이 함께 모델로 활동했던 한 워터파크의 주최측은 사고 발생 하루만에 광고에서 닉쿤의 모습을 편집하는 발빠른 대처를 보였다.
이어 방송가도 반응을 보였다. 닉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일본 방송 NHK에서 2PM이 진행하던 한글 교육프로그램 '2PM의 원포인드 한글'도 잠정 중단됐다. 또 MBC 2012 런던올림픽 특집 '아이돌스타 올림픽' 제작진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닉쿤의 녹화분을 편집해 방송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광고계와 방송가의 처분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당연한 처사라고 느껴진다. 광고주가 모델에게 지불하는 적지 않은 광고료의 근원은 작업의 노동강도나 전문적인 지식이 아닌 스타의 이미지와 인지도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추락한 모델로 자신의 상품을 포장하고 싶은 광고주는 있을리 없다. 광고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방송가의 생리도 마찬가지다.
인정하건데 닉쿤의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은 피해자와의 합의나 법적판결·조치에서 끝나지 않는다. 공인에게는 대중의 심판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벌어진 비난과 처분에서 그칠지, 이보다 몇 배는 더 냉담한 반응이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이것은 대중의 사랑으로 지금의 자리에 있는 닉쿤이 달게 감내해야 할 일종의 대가다. 퇴출 될 광고가 있다는 것도 편집 될 방송분이 있다는 것 역시도 그만큼의 사랑을 받았다는 반증이다. 심판의 칼자루는 순전히 대중의 손에 달렸다. 얼만큼의 형량이 선고되든 이는 연예인에게 있어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다. 닉쿤은 공인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음주운전'은 분명히 뿌리 뽑아야 할 범법행위지만 그걸 알면서도 유혹을 받고 죄를 짓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본성이다. 우리는 모두가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이기에 어느 누구라도 잘못에 대한 댓가를 치르고 난 다음이라면, 충분히 자숙하고 반성한 후라면, 용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26일 닉쿤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상처를 입은 분, 그의 가족, 한국 사람들, 내 팬들, JYP엔터테인먼트 가족과 스태프들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며 "나에게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분들을 배신했다. 자숙의 시간을 갖고 같은 실수를 절대 하지 않겠다.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나 자신이 실망스럽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이에 닉쿤의 향후 활동 여부와 관련해 말을 아끼던 소속사 측도 입을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예정됐던 공식 스케줄에서 닉쿤의 참석이 제외될 것을 알리며 사실상 잠정 활동중단을 발표했다.
그의 활동 재개가 가까운 미래가 될지 까마득하게 먼 훗날이 될지 점치기 어렵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가수로서 대중에게 용납되고 재기할 수 있는 희망까지 박탈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인간성을 파괴하는 사고다. 소망 없는 삶은 죽은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가 있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여류작가 잉게보르크 바하만(Ingeborg Bachmann)의 시구다. 지금 닉쿤은 추락하고 있지만 이는 분명 날개도 있다는 뜻이기에 그가 다시 날아오를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싶다.
[닉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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