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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가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이 확정되면서, 김 감독은 "행복하고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해왔다.
26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이 공개됐다. 그 중에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포함돼있었다.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만에 한국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됐다.
'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 오면서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공식 발표 전부터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될 유력한 작품으로 손꼽혔다.
베니스 국제영화제와 한국영화의 인연은 1987년 임권택 감독, 강수연 주연의 '씨받이'로 시작됐다. 이후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에 이어 한국영화 사상 세 번째로 김기덕 감독의 '섬'(2000)이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그 후부터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2002),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2004) 등, 매년 한국영화가 빠지지 않고 베니스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입성했으나,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한국영화의 공식 경쟁부문 진출이 불발됐다. 때문에 이번 '피에타'의 공식 경쟁부문 초청은 한국영화가 7년 만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기덕 감독은 특히 베니스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한국감독이다. 그는 2004년 '빈 집'으로 은사자상(감독상), 젊은비평가상, 국제비평가협회상, 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총 4개상을 휩쓸었으며, '섬(2000)', '수취인불명(2001)'으로도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에 이어 2012년 '피에타'로 네 번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국내 베니스 국제영화제 역대 최다 진출자인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가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돼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피에타'는 돈 중심의 극단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과 증오로 파멸을 향해 추락하는 우리의 잔인한 자화상에 대한 경고의 영화다. '피에타'의 충격적인 라스트 장면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피에타'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이번 영화에서 김기덕 감독의 새로운 뮤즈로 떠오른 배우 조민수는 "베니스, 아름다운 곳으로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로서 많은 열정을 얻었던 영화 '피에타'가 또 한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고, 김기덕 페르소나의 계보를 이어갈 배우 이정진은 "10년 넘게 연기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요. 김기덕 감독님을 비롯한 '피에타'의 모든 관계자 분들과 대한민국 영화 관객 분들께 감사 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을 찾아 뵙고, 이 꿈만 같은 초청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내달 29일 개막하며, 영화 '피에타'는 베니스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작의 월드프리미어 규정에 따라 국내 개봉은 당초 예정된 8월 말에서 9월 6일로 연기됐다.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 이정진. 사진=NEW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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