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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영국 런던 고동현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오기 위함일까.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여자 역도 75kg 이상급 장미란(29·고양시청)이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입성했다. 장미란은 27일(이하 한국시각) 밤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입국, 2연패 도전에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사실 이날 장미란은 '밤'이 아닌 '오후'에 런던에 도착했어야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일이 꼬이며 예정 시간보다 3시간 30분 늦게 런던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날 장미란은 인천공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기자 역시 장미란과 같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탑승 수속까지 모두 마친 뒤 탑승객 전원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2시가 지났는데도 비행기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 때 기장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현재 중국쪽 상공이 복잡한 관계로 비행 허가가 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1시간 3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탑승객들의 작은 탄식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두 번째 출발 예정 시간인 3시 30분이 됐지만 돌아온 것은 이륙 대신 두 번째 지연 발표였다. 또 다시 1시간 30분여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욱 커다란 탄식이 돌아왔다. 런던을 경유해 프랑스 파리로 가려던 단체 관람객은 환승 비행기를 놓치기도 했다. 기장은 이에 대해 거듭 죄송함을 표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오후 2시에 출발 예정이었던 런던행 비행기는 오후 5시 15분이 돼서야 출발했다. 최소한 오후 1시 50분에 탑승을 완료한 것을 생각하면 3시간 30분 정도를 허비한 것이다. 기자는 물론이고 모두가 서서히 지쳐갔다.
그렇지 않아도 런던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8시간의 시차(섬머타임 적용)에서 볼 수 있듯 비행기로도 11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야 한다. 결국 장미란은 비행기 속에서 15시간을 갇혀 있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런던이 우리나라 시간보다 8시간이 느림에도 우리 시각 1시 50분 이전에 비행기를 타서 현지 시간으로 8시 30분에 도착한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장미란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이는 영국 입국 수속에서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말에서도 이는 그대로 묻어났다.
장미란은 "64년 전 이 곳(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김성집 선생님(75kg급 동메달)이 역도 종목에서 한국 사상 첫 메달을 따셨다. 우리 역도 선수들이 그 영광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압도적인 모습으로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비하면 현재 장미란의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 신기록 주인공 역시 현재는 장미란이 아닌 저우 루루(중국·인상 용상 합계 328kg)다. 세계랭킹 1위 역시 장미란 역시 저우 루루 몫이다. 도박사들도 장미란의 금메달 전망을 밝게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장미란은 "2연패 꿈이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이번 대회를 치르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장미란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면 비관론을 뚫고 성공하는 것이기에 베이징 때보다 더욱 보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여곡절 런던행이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잠깐의 난관이 되기를 바란다.
장미란은 8월 5일 밤부터 6일 새벽까지 올림픽 2연패를 놓고 저우 루루,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와 함께 경기를 치른다.
[우여곡절 끝에 런던에 입성한 장미란.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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