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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처음'이라는 것. 숙명처럼 느껴져요.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어요. 그래도 그건 있겠죠. 아무래도 먼저 한 사람에 대한 명예요. 뒤에 있는 길은 쉽겠지만 처음처럼 반짝 거리진 않을거에요. 한류를 계속 이어간다는 것은 많은 가수들이 꾸준히 도전을 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먼저 가서 한 것은 대견한 일이지만 이젠 대수롭지 않은 일도 되지 않았을까"
한류의 초석을 닦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보아의 자평이다. 최근 만난 보아는 특유의 '쿨'한 태도와 '발랄'함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 가요계 '처음의 아이콘' 보아는 처음으로 한 것이 참 많다. '처음'으로 등장한 최연소 솔로가수. '처음'으로 일본과 미국시장을 공략한 가수. 한국가수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차트에 이름을 올린 한국 가수. 이같이 화려한 이력과 13년차 경력을 가진 베테랑 가수임에도 보아는 아직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26년의 인생 중 반에 가까운 시간을 가수로 살아온 보아에게도 무대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이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대는 똑같이 부담스러워요. 이번에 발표한 '온리 원'도 너무 당연하게도 '보아니까 저거 라이브하겠지?' 이런 말이 참 부담스럽기도 하고 힘들긴 하죠. 정말 해 마다 느끼는 진통이에요. 하지만 무대를 잘 꾸며내고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것이 제 일이고, 또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대충대충 넘어갈 수는 없으니까 이왕 하는 것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가수라는 일이 참 중독성있는 직업인 것 같아요"
보아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을 시작으로 가요계에 발을 딛기 시작하면서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과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했던 보아는 어떤 성격의 소유자일까.
문득 보아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보아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궁금해 졌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선택인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을 막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니까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편이에요. 활발하게 풀 수도 있긴 한데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는 것이 있어요. 그리고 여행도 좋죠. 지금도 여행 가고 싶은데 이번 앨범 활동 끝나면 'K팝 스타'를 시작해서 못가요. 아마 내년 4월까지는 아무데도 못 갈 것 같아요"
이렇게 바쁜 스케줄에도 보아는 가수라는 직업이 자신에게 '천생' 맞는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차 가수 타이틀을 내려 놓는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말에 머뭇거리며 한참을 갸우뚱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무얼까요. 그래도 뭔가는 하겠죠? 공부를 했든지. 주변 사람들은 저한테 '너 가수 안했으면 어쩔 뻔했어'라는 말을 많이 하세요. 그만큼 저한테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보아에게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어느 시인의 그것처럼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았다. 때로는 외롭고 부담감에 마음이 얼어 버릴 때도 있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보아는 노래를 부를 때 가장 빛이 나고 춤을 출 때 심장이 박동하는 '천생가수'였다.
[보아. 사진 = SM엔터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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