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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은메달, 금을 못 땄고 베이징에 이어 2연패를 놓쳤지만 잘 보면 그래도 값진 성과다.
박태환이 29일 영국 런던 올림픽 아쿠어틱센터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은메달을 땄다. 올림픽 2연패엔 실패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었다. 예선서 실격 해프닝을 겪은 건 논외로 치자.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았더라도 박태환이 은메달을 따낸 건 대단한 성과다.
결승전서 박태환은 6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4번 레인엔 예선 1위를 차지한 쑨양(중국), 그의 옆자리 5번 레인엔 또 다른 복병 반더케이(미국)가 버티고 있었다. 또 7번 레인엔 하오 윤(중국)이 버티고 있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박태환은 이번에도 수영 강국 미국과 중국의 틈새에서 외로운 레이스를 펼쳤다.
미국은 전세계 경영 최대 강국이다. 전통의 다이빙 강국 중국도 경영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세계 정상급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풍부한 인구를 자랑하는 두 나라는 수영에 소질이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 기술과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인구 대비에 인프라, 기술 등에서 비할 바가 못 된다. 오직 박태환만이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런던올림픽까지 역대 올림픽 경영 메달 3개를 땄다. 세계선수권서도 박태환의 메달 3개가 전부다. 이번 런던올림픽만 봐도 한국은 19명이 출전했지만, 올림픽 출전 자격 기준을 통과한 선수는 박태환, 최규웅, 정다래, 백수연, 최혜라 등 5명이 전부다. 박태환이 전세계 수영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지만, 여전히 한국은 수영 약소국이다.
체격만 봐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못 미친다. 박태환은 183cm에 74kg의 작은 체구다. 국내에선 정상급 체구다. 그러나 금메달을 딴 쑨양은 198cm에 81kg이다. 같은 동양인이지만, 그는 중국 특유의 풍부한 인프라 속에서 철저하게 육성된 선수다. 수영 왕국 미국은 두말할 게 없다. 반더케이도 키가 193cm이고, 마이클 펠프스도 193cm에 83kg이다.
경영에서 키가 크고 체구가 크면 유리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키가 큰 선수와 작은 선수가 같은 거리를 나아간다고 할 때, 키가 큰 선수의 스트로크 횟수는 키가 작은 선수의 스트로크 횟수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이는 곧 키 큰 선수가 키 작은선수보다 적은 에너지를 활용해 같은 거리를 나아간다는 뜻이다. 또한, 몸무게는 그 선수의 힘과 직결된다. 같은 거리를 나아가더라도 무게가 나갈 경우 엔진이 힘차게 도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운전자가 3000cc 엔진의 자동차와 200cc 엔진의 자동차 페달을 똑같은 힘으로 밟을 때, 어느 차가 더 부드럽게 나아가는지는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비춰볼 때 박태환의 은메달은 정말 값지다. 수영 변방 한국에서 수영 황금알로 태어난 박태환은 타고난 체격의 불리함을 끝없는 연습과 스피드, 잠영 훈련 등으로 극복해냈다. 자유형 200m 에서도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만 발휘한다면 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니,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박태환은, 여전히 한국 수영 영웅이다.
[자유형 400m 은메달을 따낸 박태환. 사진 = 런던 올림픽 특별취재단]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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