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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영국 런던 고동현 기자] 결국 이날 비는 한국 여자 양궁 올림픽 7연패의 복선이었다.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로즈 크리켓 경기장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210-209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양궁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이 종목에서 7연패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영국은 변덕을 부리는 날씨로 유명하지만 개막 며칠 전부터 이러한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물론 비가 내리는 날도 있었지만 한 두 차례 내렸으며 그나마도 잠시에 그쳤다.
이날은 달랐다. 아침 런던 날씨는 화창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현지시각 오전 11시 30분부터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런던답게 이 비는 10분 남짓 내린 뒤 그쳤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여자 양궁 대표팀 8강전은 오후 3시부터 덴마크와 8강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 전, 그리고 시작 직후만 해도 비는 전혀 내릴 것 같지 않았다.
경기에 접어들어 한국이 3발을 쏜 뒤 덴마크가 화살을 쏘는 순간 하늘에서는 근래 일주일간 가장 굵은 빗줄기가 갑자기 내렸다. 결국 덴마크 선수는 이에 당황해 4점을 쐈고 점수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이후 양 팀은 비와 바람이라는 악조건 속에 경기를 치르며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경기 초반 4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대표팀의 4강행이 결정됐다.
다시 비는 그쳤고 날씨는 다시 화창해졌다. 그러나 대표팀이 4강을 치르기 직전부터 날씨는 서서히 흐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4강전 경기 도중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날만 세 번째 비. 이번에도 비는 우리 편이었다. 한국은 비에도 흔들림없이 10점을 연속으로 쏜 반면 일본은 주춤했다. 대표팀은 내리는 비 속에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중국과 러시아의 두 번째 4강전이 시작되자 비는 또 다시 멈췄다.
중국과 치른 결승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본과 러시아의 3-4위전이 끝나자마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후 다시 날씨가 맑아졌지만 8강, 4강과 결승에서의 초반 비는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의 7연패를 위한 발판이 됐다. 그야말로 행운의 비였던 것.
대표팀은 그동안 악천후 속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펼치기 위해 쉼없는 연습을 해왔다. 그리고 이날 전형적인 영국 날씨 속에 대표팀의 이러한 노력의 성과가 그대로 드러났다. 하늘은 대표팀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해줬고 대표팀은 비를 우리편으로 만들었다.
[올림픽 7연패 위업을 이룬 여자 양궁 대표팀(첫 번째 사진), 덴마크와의 8강전을 10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의 화창한 모습. 하지만 경기 시작 직후 굵은 빗줄기가 내리며 대부분의 관중들이 우산을 쓰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올림픽 특별취재단, 영국 런던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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