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저는 올해 삼성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29일 서울 목동구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대기록이 탄생했다. 바로 이승엽의 '한일 통산 500홈런'이다. 한국에서 통산 341번째 홈런을 마크한 그는 일본에서 쏘아 올린 159개의 홈런과 합산해 대기록을 남겼다.
이승엽은 지난 2003년 '전설의 56홈런'을 터뜨리고 일본에 진출했다. 지바 롯데 마린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팔로스 등 거치며 8년이란 시간을 보냈고 올해 '푸른 피'를 다시 회복했다.
일본 진출 전, 이미 이승엽은 국내에서 모든 것을 이룬 선수였다. 특히 200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극적인 3점포를 터뜨린 장면은 이승엽 인생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당시 삼성은 82승 47패 4무(승률 .636)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LG를 누르고 한국시리즈 패권을 가져갔다. 창단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벤치에는 '명장' 김응룡 감독이 있었고 이승엽은 타율 .323 47홈런 126타점을 올리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타율 .323 33홈런 116타점을 올린 마해영이 이승엽과 짝을 이뤘고 시즌 전 SK와의 대형 빅딜을 통해 보강한 외국인 유격수 틸슨 브리또가 타율 .283 25홈런 90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 포수' 진갑용이 안방을 지켰고 '소리 없는 강자' 김한수는 타율 .311로 여전했다. 박한이-강동우-양준혁으로 짜여진 외야진도 든든했다. FA로 삼성에 복귀한 양준혁의 부진이 있었지만 워낙 전력이 탄탄해 상쇄하고도 남았다.
당시 삼성엔 10승 투수가 4명 있었다. 시즌 중 합류한 나르시소 엘비라는 13승 6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임창용은 선발투수로서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며 17승 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을 올렸다.
중간계투에는 김현욱이 10승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1를 거두는 동안 단 1패도 없었고, 마무리투수 노장진은 11승 5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54를 던지며 127⅓이닝을 소화해 전방위 마무리로서 위력을 보였다.
"2002년도에는 워낙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그때는 공격 야구를 했다. 3~4점 지고 있어도 한방으로 뒤집는 생각이 많았다"는 게 이승엽의 '회고'다.
올해의 삼성도 50승 32패 2무(승률 .610)로 순항하고 있다. 2위 두산과 6.5경기차를 유지할 정도로 '극강 모드'를 과시 중이다.
벌써 10승 투수가 2명이다. 장원삼이 1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30으로 다승 1위를 질주 중이고 미치 탈보트는 10승 1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이다. 안지만은 13홀드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06에 불과하고 권혁, 권오준, 정현욱 등 기존 불펜 투수들도 제 몫을 해내고 있다. 여기에 마무리투수 오승환 역시 2승 1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로 뒷문을 철저히 봉쇄하고 있다.
최형우가 타율 .245로 부진하지만 최근 홈런 페이스가 다시 살아나고 있고 이승엽과 박석민이 그의 부진을 '커버'하고 있다. 이승엽은 타율 .318 17홈런 61타점, 박석민은 타율 .308 18홈런 66타점으로 '쌍포'를 구축한지 오래다.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진갑용과 박한이가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승엽은 올 시즌의 삼성을 '2002년 삼성'과 비교하며 "지금은 투타 밸런스가 완벽하고 짜임새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마음이 더 편하다. 벤치에 있으면 점수를 줄 것 같지 않다"는 게 이유다. 삼성은 선발이 5~7이닝을 막으면 불펜 투수진이 가동돼 결국 마무리 오승환이 매조지하는 '필승 공식'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이승엽이 "저는 올해 삼성이 더 강하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이승엽의 말처럼 올해 삼성도 2002년 삼성처럼 '가을의 전설'을 완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00호 홈런공을 손에 쥔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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