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런던 올림픽특별취재팀] 한국 올림픽 대표팀이 잇따른 오심판정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영, 유도, 펜싱 등 세 차례 판정 논란에 휩싸였다. 모두 金 혹은 메달리스트로 유력했던 수영 박태환, 유도 조준호, 펜싱 신아람 등이었기에 오심 심판들에 대해 '金도둑들'이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음모설까지 제기할 정도다.
가장 먼저 오심 논란에 휩싸인 경기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전이다. 이날 예선전에 참여한 박태환(23·SK텔레콤)은 3분46초68를 기록하며 조 1위를 거머쥐었지만 부정 출발로 인해 실격 처리 됐다.
하지만 결승전을 불과 5시간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비디오 판독으로 실격 판정이 번복됐고,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에 비해 페이스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값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유도의 조준호(24·한국마사회)도 어이없이 메달을 내어 준 경우다. 조준호는 29일 엑셀 체육관에서 벌어진 런던 올림픽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 챔피언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를 만나 판정승을 거뒀다.
판정승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조준호의 판정패가 선언됐다. 갑자기 패자에서 승자가 된 에비누마 역시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난 조준호는 패자부활전에서 승리, 동메달 결정전에서 메달을 목에 걸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펜싱의 신아람(26·계룡시청)의 판정 결과는 한국은 물론 외신들의 관심을 받았다. 1초라는 시간이 납득되지 않을 정도로 길었던 것. 외신들은 이번 경기를 “가장 논쟁거리가 될 사건”이라 표현했다.
신아람은 31일 엑셀 사우스 1에서 열린 펜싱 여자 에페 4강전에 출전해 승리를 목전에 두고 억울한 패배를 맛봤다.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을 상대로 연장전까지 간 끝에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마지막 1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시간이 흐르지 않아 결국 점수를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경기가 세 차례 재개되는 동안에도 시간은 계속 1초를 남겨 놓고 있었다. 결국 신아람은 하이데만의 공격에 점수를 내어주며 패배했고, 항의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후 열린 3-4위 전에서 관중들은 함성을 지르고 신아람의 이름을 연호하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세계랭킹 1위 순위지에(중국)에게 동메달을 내어주고 말았다.
신아람은 인터뷰에서 1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펼쳐진 4차례의 공방전에 대해 "1초가 그렇게 긴 줄 몰랐다. 그렇지만 판정은 내려졌기에 스포츠인의 한사람으로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었다. 현재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4년동안 정말 힘들었는데 1시간동안 그 힘든 것을 모두 겪은 것 같다"는 심정을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처음 박태환의 부정출발 논란을 야기한 400m 미국인 심판과 심판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승자 조준호의 깃발을 바꿔든 3인의 유도심판, 그리고 독일 선수에 승리를 주기위한 '1초'를 늘이고 늘인 신아람의 펜싱 심판도 이번 올림픽의 金도둑들이었다.
[박태환, 조준호, 신아람(위부터). 사진 = 영국 런던 올림픽특별취재단,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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