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연 ‘강심장’이다.
김장미(부산시청)가 대형 사고를 쳤다. 김장미는 1일 밤(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권총 25m 결승전서 792.4점을 기록해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첸잉(중국)의 791.4점을 단 1점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4번째 금메달.
한국 사격의 간판은 단연 진종오(KT)다. 하지만, 김장미는 일찌감치 숨은 진주로 거론됐다. 사격은 멘탈 스포츠다. 99발을 잘 쏴도 1발을 호흡 한번 잘못하면 순위가 미끄러지는 게 사격이다. 한발 한발에 모든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단 0.1cm의 손가락 움직임, 눈의 흔들림도 용납되지 않는다. 때문에 사격 선수들은 정신 집중훈련을 가장 많이 한다.
사격 선수들에게 이런 점은 되려 독이 되기도 한다. 잘 해놓고도 한 끗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사격 선수 대부분은 “딱 한발만”이라는 말을 하며 순간적인 집중력 난조를 아쉬워한다. 단 0.1초의 순간도 집중력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건, 바꿔 말하면 완벽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장미는 그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사격 선수로서 최대 강점이다. 김장미는 그동안 언론 앞에 쾌활하고, 당차고,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심지어 중계진에 의하면 이날 변정수 감독은 김장미에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평온한 표정을 짓기도 했단다. 김장미 특유의 긍정 마인드와 당찬 마음가짐, 즉 ‘강심장’은 사격선수로서 최고의 장기다.
김장미는 예선서 2위 타니야폰 프룩사콘(태국)의 586점에 무려 5점이나 앞섰다. 사실 어마어마한 차이다. 그러나 결승전 들어 디펜딩 챔피언 첸잉이 무섭게 점수 차를 좁혔다. 김장미는 2차시기서 연이어 9점대를 쏘며 첸잉에게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일수록 더욱 침착해졌고, 결국 마지막 5차시기서 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특유의 긍정 마인드와 강심장 기질이 한 몫 했을 것이다.
그간 우리는 종목을 불문하고 좋은 실력을 갖고도 강심장 기질이 부족해 정상 문턱에서 미끄러지는 선수를 수 없이 봐왔다. 그건 훈련과 함께 본인의 멘탈과도 직결된다. 이런 건 누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사격대표팀 미디어데이 당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아직 가보지 못해서 솔직히 모르겠다. 떨린다거나 그런 것에 대해서도 실감이 안 난다. 잘 될 것이다”라는 김장미의 긍정 마인드와 강심장 기질은, 여갑순 이후 20년만에 사격 금메달 리스트로 기록될 수 있게 된 그녀만의 최대 무기다.
[김장미. 사진=영국 런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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