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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운명의 한일전에서 ‘천재’ 박주영(27·아스날)이 돌아왔다.
한국은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웨일스 카디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격파했다. 승부를 결정지은 건 원톱 박주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은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 3명을 따돌린 뒤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환상적인 골이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일본 수비수가 놓쳤고 이를 잡은 박주영이 하프라인 근처부터 단독 돌파 뒤 재치있는 개인기로 일본 수비망을 뚫고 득점에 성공했다. 쉬운 듯 보이지만 일본 수비의 움직임을 절묘하게 역용한 드리블과 가까운 쪽 포스트로 슈팅을 날려 일본의 곤노 골키퍼의 방어까지 넘어선 최고의 득점이었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8년 전 2004 아시아청소년대회와 오버랩 되는 장면이기도 했다. 당시 19세의 박주영은 9월 25일부터 10일 9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대회서 원맨쇼를 선보이며 한국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특히 박주영은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알렸다. 전반 32분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볼을 잡은 박주영은 중국 수비수 4명을 농락하듯 드리블을 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중국의 빈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일본전 첫 골 장면과 매우 유사한 골이었다.
이번 대회서 박주영은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다. 올림픽 전에는 모나코 장기체류권 획득으로 인한 병역 연기 논란에 휩싸였고, 본선에선 고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궈야 했다. 스위스전서 멋진 헤딩골을 넣었지만 영국과의 8강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최후의 순간 박주영의 재능은 빛을 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미친 듯이 일본 진영을 내달렸던 박주영은 자신에게 찾아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숙명의 한일전, 투혼의 박주영은 마치 2004년의 천재 소년을 보는 듯 했다.
[박주영. 사진 = 카디프(웨일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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