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너무 부족한 것 같네요, 최고였던 적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적도 없었어요. 그런데 여러분 덕에 오늘 제가 최고가 된 것 같아요. 저를 저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싸이가 공연 중 멘트를 전할 때 가장 많이 한 말은 "저를 저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였다. 싸이는 콘서트에서 오롯이 자신이 되어 팬들과 뜨거운 여름 밤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11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에서는 파란 우비를 입은 3만 여명의 관객들이 싸이의 '공연공격'에 대한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콘서트에 온 관객들은 무대와 노래를 즐기기 위해 참석했다기 보다는 싸이 콘서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자리한 듯 했다. 싸이는 미칠 광(狂)자를 써서 '광(狂)대'라고 표현했고 그에 못지 않은 관객들의 열정을 빗대어 '광(狂)객'이라 칭했다. 3만 여명의 '광객'들은 싸이의 콘서트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였다.
곡 '끝'을 부르던 공연 중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는데 메인 조명 위에 감싸두었던 하얀 천이 뜨거운 열로 인해 불이 붙어 불씨가 무대로 떨어졌다. 이에 공연을 멈춘 싸이는 12년 가수의 내공을 발휘, "제가 만든 노래다"며 이승기의 '내 여자라니까'를 무반주를 선사해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어 파격과 경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싸스타'와 미국 팝가수 레이디가가를 표방한 '레이디싸싸' 무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장을 하고 나타난 싸이는 알 수 없는 '섹시함'을 풍기며 무대를 장악했다. 또 레이디가가가 연출했던 의상의 가슴부분에서 폭죽이 터지는 효과를 재현해 내면서 관객들에 웃음을 안겼다. '역시 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싸이가 아니면 소화하기 어려운 무대였다.
이번 싸이의 콘서트는 이같은 말로 잘 나타났다. "제 가수 인생 12년 동안에 무대에 정말 오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던 때가 많아요. 무대를 하고 내려왔는데 그게 마지막 무대였는지 몰랐어요. 오랜 시간 동안 무대에 오르지 못하면서 마지막 무대를 생각하면서 '아, 조금 더 하고 내려올걸'이라고 맨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지금 이 무대가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자! 소리질러"
[싸이 콘서트 실황. 사진 = YG엔터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