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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스포츠의 세계에서도 영원한 것은 없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도 수많은 스타들이 새로운 스타들의 활약에 자신의 자리를 양보했다. 올림픽이 열린 16일 동안 매일 각 종목의 왕좌가 교체됐고, 세계 스포츠의 판도도 변했다.
중국의 쑨양은 세계 중장거리 수영의 명실상부한 최강으로 떠올랐다.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쑨양은 자유형 400m에서 디펜딩 챔피언 박태환을 꺾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자신의 주종목인 1500m에서는 14분 31초 02의 기록으로 자신이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세계신기록(14분 34초 14)을 3초 이상 앞당겼다.
이제 자유형 400m와 1500m는 쑨양의 시대가 됐다. 쑨양은 200m에서도 박태환과 공동 은메달, 4X200m 계영 동메달을 따내며 출전한 네 종목에서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4관왕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한 가운데 쑨양은 이번 올림픽 수영이 낳은 최고의 신성이다. 이외에도 여자 수영의 미시 프랭클린(미국)은 17세의 나이에 배영 3종목과 400m 혼계영 금메달로 4관왕을 달성했고, 예쓰원(중국)도 여자 개인 혼영 400m 세계신기록을 달성하는 등 2관왕에 오르며 스타덤에 올랐다.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 우승한 앤디 머레이(영국)는 남자 테니스의 3강 구도를 깨뜨릴 선수로 부상했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참가하지 않은 이번 올림픽에서 머레이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각각 준결승과 결승에서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타이틀이 하나도 없던 머레이는 홈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최강자들을 꺾고 세계 테니스의 새로운 1인자 후보가 됐다.
하지만 뜨는 별이 있으면 지는 별도 있는 법.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스타들은 기대와 다른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러시아의 ‘미녀새’ 엘레나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세계신기록인 5m 6cm에 한참 뒤진 4m 70cm의 기록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을 제패했던 이신바예바가 세 번째 올림픽을 끝으로 자신의 올림픽 도전을 마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아시아 육상과 수영의 영웅들도 좌절을 맛봤다. 육상 남자 허들 110m 경기에 출전한 류샹(중국)은 예선 첫 번째 허들에서 다리가 걸리며 넘어져 그대로 탈락했다. 올림픽 수영 남자 평영 2회 연속 2관왕을 차지했던 기타지마 고스케(일본)도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감했다. 주종목인 평영에서 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한 기타지마는 혼계영에서 은메달을 따 체면치레를 했다.
국내 선수 가운데서는 체조의 양학선이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양학선은 ‘도마의 신’이라는 칭호까지 얻으며 7.4 난이도의 ‘양학선’ 기술을 선보이는 등 완벽에 가까운 연기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펜싱 여자 사브르의 김지연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준결승과 결승에서 세계랭킹 1,2위를 연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김지연의 빠른 스텝에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마리엘 자구니스(미국)도 무너져 내렸다.
한편 장미란은 런던을 끝으로 자신의 올림픽 도전을 마감했다. 장미란은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 나서 4위로 경기를 마쳐 입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성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무게를 들어 올리려는 노력을 보여주며 모두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
[쑨양(위)-양학선.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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