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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은 불혹을 맞은 고교동창 김도진(장동건), 임태산(김수로), 최윤(김민종), 이정록(이종혁)의 실감나는 인생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팬들은 이들의 우정에 감동받았고, 이들의 로맨스에 웃고 울었다.
이와 같이 꽃중년 4인방의 맹활약 속에 '로코퀸' 김하늘의 존재는 화룡점정이었다. 그녀가 있어 설사 공감할 수 없었던 이들의 에피소드에는 생기가 돌았고, 김도진의 독설도 그녀가 있어 밉지 않았다.
"4인방 덕에 항상 예쁨 받는 느낌이었어요."
최근 명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김하늘은 서이수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녀는 함께 연기한 상대역 장동건을 비롯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등 '오빠'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오빠들과 함께 연기하면서 현장에서 예쁨 받고 있는 느낌을 받았어요. 항상 예쁜 동생처럼 대해주니까 내가 칭찬받는 생각이 항상 들었어요. 그렇게 서로 기를 받으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이렇듯 '오빠'들에게 사랑받은 그녀였지만 그녀의 상대역은 장동건이었다. '신사의 품격'은 장동건이 12년만에 안방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이었다. 자타공인 최고의 미남으로 불리는 장동건과의 호흡,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장동건씨라서 부담스러운 것은 전혀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 남자 파트너들은 늘 최고였거든요. 저와 함께 했던 파트너들은 촬영할 때 제 눈에는 다 멋있어 보였어요. 오랜만에 나오기 때문에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특별한 생각은 안했어요."
그래도 장동건은 그녀를 딱 한번 긴장하게 했다. 초반 그와의 만남과 키스신은 천하의 김하늘도 떨리게 했다.
"벚꽃 아래에서 키스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초반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찍어야 했어요. 그때 문득 '장동건이 날 좋아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감정이입은 잘 되어 있는 상황이었지만 '완전 스타신데'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어요.(웃음)"
'신사의 품격'은 스타작가 김은숙 작가의 대본으로 주목받았다. '온에어', '시크릿 가든'으로 그 필력을 인정받은 김은숙 작가는 자신만의 어체로 신드롬을 만들었다. 김 작가만의 직설적인 대사에 김하늘도 적응이 당황했던 순간이 있었다.
"연기를 하다보면 감정몰입이 되는데 나라면 정말 창피할 것 같았던 순간들도 있었어요. 여자들은 남자를 만나기 전 설레고 오만가지 감정이 드는데 그런 것들이 들켜버려요. 이런 점들이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겠구나 하면서도 이수가 그런 것들을 귀엽게 표현하고 도진이 사랑스럽게 바라봐주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감독. 이들과 김하늘의 인연도 남다르다. 많은 배우들이 이들과 호흡을 맞추기 원하지만 김하늘은 벌써 두 번째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번 다 똑같이 좋았어요. 작가님은 항상 글로서 만나지만 정말 순수하고 아기 같으세요. 그래서 이런 대사들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아요. 감독님은 배우들을 긴장시키는 감독이세요. 저는 현장에서 긴장시켜주는 감독님이 너무 좋아요. '온에어' 때도 호흡이 잘 맞았고 이번 드라마에서도 제 마음을 잘 알아주셨어요. 저는 이수를 연기하기 어려웠는데 감독님이 그런 것들을 다 알아주셔서 의지할 수 있었어요."
그녀는 인터뷰 중 '로맨틱 코미디를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로코퀸'으로 평가받는 그녀가 로맨틱 코미디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어딘지 모르게 생소했다.
"로맨틱 코미디는 선이 없어요. 어디까지 웃길 수 있고 망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요. 영화는 처음부터 마지막 대본이 다 나와 있어 포인트와 감정기복을 계산할 수 있지만 드라마는 제 자신이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충실해야 해요.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 연기가 어렵다고 생각해요. 로맨틱 코미디는 연기폭이 넓어 수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아요."
'신사의 품격'은 현실과 판타지를 잘 조화시킨 작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윤과 임메아리(윤진이) 커플에게도 박수를 쳐 줄 수 있었다. 서이수가 장동건의 아들 콜린(이종현)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부분이었다.
"우리 드라마는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 드라마와 판타지가 정확하게 섞여있는 드라마에요. 처음에 작가님, 감독님과 이야기할 때 도진에게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시작했어요. 그때는 드라마니까 그렇게 될 수 있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막상 대본을 보고 너무 화가 났어요. 아들의 등장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도진의 대처법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여자 입장에서 화가 났지만 아들을 받아들이는 이수를 보며 나라면 할 수 있었을까 생각했어요."
[김하늘.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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