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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마침내 '도둑들'이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른다. 15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지난 달 25일 개봉한 '도둑들'은 개봉 21일만인 14일까지 누적관객수가 975만8761명으로 집계됐다. 광복절 연휴인 15일 중 천만 관객 동원에 성공한다.
'도둑들'은 '괴물'(1301만), '왕의 남자'(1230만),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 '해운대'(1139만), '실미도'(1108만)에 이어 6번째 천만 흥행작 반열에 이름을 올리게 됐으며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천만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둑들'의 천만신화 성공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배급사인 쇼박스 내부에서도 당초 800만을 목표로 잡았으며 개봉 첫 주 성적을 보고서야 천만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최동훈 감독도 출연 배우들 역시 마찬가지다. 천만 신화가 실감나지 않는 듯 어안이 벙벙한 분위기다. 왜 그럴까?
앞서 천만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과 '도둑들'에는 명백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팽팽한 토론거리를 던져주던 이전의 5편과 달리 '도둑들'은 팝콘무비에 가깝다. 다시 말해 신파가 없으며 논란의 소지도 없다는 것이다. 영화판에서는 흔히들 천만영화라 하면 국민 5명 중 1명이 보고, 안 보면 안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며 아픈 사람들도 휠체어 끌고 나와서 봐야지만 가능한 꿈의 숫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도둑들'에 열렬히 충성하는 관객층도 없으며, '도둑들'을 놓고 열을 올리는 이도 별로 없다. 관객들 대다수는 그저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일 뿐이다.
그러니 '도둑들'의 천만 흥행은 관객들의 성향이 바뀌었다는 말로 들을 수밖에 없다. 오락적 재미만으로도 충분히 천만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관객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고조시키느니 차라리 이들의 시선을 묶어두는 매력이 더 중요한 시대가 영화계에도 온 것 같다. 그렇다면 한 영화감독이 꿈처럼 웅얼거리던 '코믹 영화의 천만시대'도 잘만 만든다면 가능할지도.
[영화 '도둑들'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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