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탈보트가 큰 일을 해냈다.
삼성 미치 탈보트는 18일 잠실 두산전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2승(2패)째를 따냈다. 탈보트의 이날 승리는 단순히 1승의 의미를 넘어선다. 4월 19일 니퍼트와의 맞대결을 설욕함과 동시에 삼성의 기세를 살리는 귀중한 승리였기에 상당히 의미가 컸다. 선두 삼성은 탈보트의 호투 속에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탈보트는 이날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1회 오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견제사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고, 2~4회에는 9타자를 연속 덕아웃으로 돌려세웠다. 5회말 첫 타자 이원석마저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해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한 그는 후속 양의지와 접전 끝 9구째에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자들을 차례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6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처리한 탈보트는 7회 1사 1루 상황에서 5회 9구 볼넷을 내줬던 양의지의 타석 때 안지만으로 교체됐다. 특유의 서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위력은 대단했다. 물론 148km까지 찍힌 직구의 위력이 동반됐기에 변화구의 위력이 살아날 수 있었다. 탈보트는 이날 단 95개의 볼만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무려 58개였다.
이날 삼성 타선은 삼성 킬러 중 한명인 더스틴 니퍼트를 맞이했다. 니퍼트는 6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지만, 분명 이전까지 삼성전 4승 평균자책점 1.33을 찍던 모습과는 달리 6볼넷을 내주며 제구난조에 시달렸고, 삼성은 가랑비에 두산의 옷을 적시듯 3점을 뽑아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탈보트가 완벽투를 선보이며 경기의 물줄기를 완벽하게 삼성쪽으로 끌고 왔다. 결국 삼성은 승리했고, 두산과의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이번 3연전 직전 2.5경기차였던 두 팀은 2경기 연이어 삼성이 가져가면서 당장 순위가 뒤집힐 확률은 줄어들었다. 위닝시리즈가 목표였던 삼성은 탈보트의 호투에 한숨을 덜었다.
탈보트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승리다. 탈보트는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6.23으로 상대팀별 전적에서 가장 나빴다. 5월 3일 경기서는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으나 6월 2일 경기서는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무엇보다도 4월 19일 니퍼트와의 맞대결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니퍼트는 그날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었다.
그 경기 패배로 삼성은 시즌 초반 4연패의 늪에 빠졌었다. 시즌 초반 삼성 위기론의 출발이 당시 두산과의 시즌 첫 3연전이었다. 여러모로 탈보트로선 뼈아픈 패배였다. 자신도 부진했고, 팀도 위기에 빠졌다. 더구나 삼성이 니퍼트의 대항마로 메이저리그 10승 출신인 자신을 택한 것을 그도 잘 안던 터였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이날 드디어 설욕에 성공했고, 탈보트와 삼성 모두 한 시름 놓게 됐다. 4개월 전 패배가 삼성에 뼈 아팠듯, 이날 패배로 두산은 삼성 추격에 상당히 애를 먹게 돼 돌려준 데미지는 4개월 전 이상이라고 봐도 된다. 탈보트의 시즌 12승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경기 후 탈보트는 "중요한 경기에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쁘다. 니퍼트의 상대라는 걸 특별하게 의식하지 않았다. 이번 시리즈가 중요해서 두산이란 팀에 포커스를 맞추고 집중했다. 그동안 전력 분석을 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상대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직구 비중이 많았는데 컨트롤이 잘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엔 딸 케이시에게 승리를 바쳤는데 아내인 줄리가 질투했다. 이번 승리는 아내에게 받치겠다"라고 웃었다.
[탈보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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