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86일만의 홈런, 너무나도 극적이었다.
롯데 홍성흔이 극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홍성흔은 21일 대구 삼성전서 3타수 2안타 5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롯데의 5-3 승리에 앞장섰다. 2안타는 모두 홈런. 홍성흔은 5월 27일 잠실 두산전 이후 86일만에 홈런을 가동했는데, 한꺼번에 7~8호 홈런을 가동해 장원삼의 시즌 15승 도전을 무위로 돌렸다. 지긋지긋한 늑골 부상에서 100% 완치됐음을 증명하는 두 방이었디.
이날 삼성 선발 장원삼은 무척 잘 던졌다. 7⅔이닝동안 130개의 공을 던지는 혼신의 역투를 했다. 8회 한 차례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교체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올 정도로 믿음을 보였다. 이미 6월 22일 목동 넥센전 122구를 넘어선 올 시즌 최다 투구수. 하지만, 역설적으로 장원삼의 구위는 떨어진 상황이었다. 2사 1,3루 상황에서 강민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더니 홍성흔에게 초구에 슬라이더를 던진 게 밋밋하게 떨어져 좌측 만루 홈런이 됐다.
홍성흔의 집중력이 좋았다. 힘이 떨어진 장원삼의 초구는 133km에 불과했고, 투구 궤적을 잘 쫓아간 끝에 멋지게 잡아당겨 만루 홈런을 만들었다. 이에 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141km 직구를 우측으로 밀어서 넘기는 결승 솔로포를 쳤다. 첫 홈런이 직구였으니 두번째 결정타가 된 만루포는 슬라이더를 처음으로 노린 것이었다. 홈성흔의 홈런 2방에 장원삼의 130구 투혼이 패배로 돌아갔다.
홍성흔의 이날 홈런은, 올 시즌 그를 괴롭혔던 늑골 부상이 100% 완치됐다는 걸 뜻한다. 그간 알게 모르게 스윙이 위축됐던 홍성흔이었다. 이날 멀티 홈런으로 홍성흔은 한층 향후 타격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경기 후 홍성흔은 “지난번에 홈런을 연이틀 치고 늑골 부상이 왔었다. 그 당시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생각이 든다. 늑골에 신경을 써서 방망이를 덜 돌렸던 게 아닌가 싶다. 이젠 100% 완치됐고 타격코치님도 몸에 괜찮다면 과감히 방망이를 돌릴 때가 됐다고 하셨다. 삼진에 신경쓰지 말고 주위의 얘기도 신경을 쓰지 말라고 얘기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홈런에 대한 의식은 하지 않았다. 두번째 나온 만루 홈런은 초구에 변화구를 노렸다. 첫 홈런이 직구를 친 것이라서 이번엔 변화구, 특히 장원삼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라 생각했는데 적중했다. 지금껏 우리 선수들이 잘 해줘서 나까지 살아나면 보다 안정적으로 4강에 진출하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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