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임창정이 얼굴에서 웃음기를 걷어냈다. 그동안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져 온 그의 모습을 생각하자면 의외의 변신이 아닐 수 없다.
그는 김홍선 감독의 범죄 스릴러 영화 '공모자들'에서 장기밀매 조직의 현장총책이자 업게 최고의 실력자 영규 역을 맡아 냉혈한 악인으로 분했다. 그가 '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영화 속에서 그의 코믹한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한 채로 영화관을 나서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이번 영화는 어두침침하고 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부산 사투리까지 동원됐다. 때문에 아무리 애드리브의 달인인 임창정이라 해도 즉흥적으로 대사를 만들어 낸다는 일이 쉽지 않았다.
임창정은 '공모자들'을 찍으며 육체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 스스로 "'남부군' 이후 이렇게 육체적으로 힘든 건 처음이다"고 밝혔을 정도다. 영하 20도의 강추위와 싸워야했고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한 채로 강도 높은 자동차 액션도 소화했다.
또 심리적인 고생도 그를 괴롭혔다. 극 중 영규가 부산 사투리를 쓰는 탓에 한 달간 부산에 머무르며 몸으로 사투리를 체득했지만 그의 성에 차지 않았던 것.
임창정은 "사투리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지역에 살아 온 사람들의 정서가 담겨 있다. 억양을 똑같이 해도 정서를 대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흉내일 뿐이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 될 수 없다"며 "이건 연기자가 해서는 안 되는 핑계다.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정서를 표출해 내려면 오랜 기간 동안 그 지역에서 살아봐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발판으로 탄생된 '공모자들'은 그에게 또 다른 세계를 열어줬다. 코믹 배우라는 수식어를 지웠을 뿐 아니라 스릴러 영화도 그에게 꼭 들어맞는 옷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한편 '공모자들'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 조직적으로 매매하는 기업형 범죄 집단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임창정 외 최다니엘, 오달수, 조윤희, 조달환, 정지윤 등이 출연했다. 오는 29일 개봉.
[배우 임창정.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