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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곽경택 감독의 '미운 오리 새끼'는 6개월 방위인 '육방' 낙만(김준구)의 파란만장한 한 때를 그려낸 영화다.
'친구' 이후 다시 자전적 이야기로 돌아온 곽경택 감독은 이번 영화에 진솔한 이야기를 녹여내며 관객들의 감성 코드를 자극한다. 유쾌한 웃음과 가슴 따듯한 감동으로 1980년대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간질이는 것
'미운 오리 새끼'는 육방을 통해 군대 이야기를 즐겁게 풀어낸다. 전쟁 시 복사기를 사수하라, 도시락 통을 흔들어 적의 레이더망을 교란시켜라, 포로가 돼 식량을 축내라, 하지만 아무리 위급한 전투상황이라도 정각 6시가 되면 퇴근한다고 설명하는 모습은 이런 유쾌함을 대변하는 대표적 장면이다.
또 군대 내 온갖 잡일을 수행하며 벌어지는 깨알 같은 에피소드들을 쉴 새 없이 선보이며 향수와 웃음을 동시에 안겨준다.
하지만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는 게 '미운 오리 새끼'의 특징이기도 하다. 헌병, 군대 간부 등에게 힘없이 당하는 낙만을 비롯한 방위들의 모습은 권력에 짓밟히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곽경택 감독은 사회적으로 핍박받는 약자의 모습은 낙만을 통해 녹여냈다.
이번 영화는 신인들이 대거 기용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곽경택 감독은 오달수를 제외한 등장인물 대부분을 신인들로 캐스팅했다. '기적의 오디션' 출신 김준구가 주인공 낙만 역을 맡았으며 모델 출신 고영일이 대장, 정예진이 정신지체 장애를 앓게 된 동네 바보 혜림, 포스트 심은하로 불렀던 박혜선이 권하사 등으로 출연한다. 여기에 개그우먼 조혜련의 친동생 조지환이 중대장, 꾸준히 영화에 출연해 온 문원주가 행자 역으로 출연해 존재감을 발산한다.
곽경택 감독은 이번 작품을 연출하며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밝힌 바 있다. 스스로 '깃털 빠진 백조'에 비유한 곽경택 감독이나 스크린에 갓 데뷔한 신인,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배우 모두 이 영화를 통해 백조가 됐다. 오는 30일 개봉.
[영화 ‘미운 오리 새끼’ 스틸컷. 사진 = 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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